"뿌리도 없는 나무에서 열매만 따먹으려는 형국입니다. 단편
애니메이션 지원은 철저히 외면한 채 산업 마인드로만 접근하는
거죠. 단편이라는 뿌리 없이 상업적 장편 성공은 어렵습니다."

단편 애니메이션 기획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A2기획(Art

Animation Producing Group)'이 14일 출범한다. 대표는 96년

'오픈'으로 히로시마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국내 첫

본선진출이라는 쾌거를 올렸던 정동희(32) 감독. '서브웨이'로

캐나다 오타와페스티벌 본선에 진출했던 나기용 감독, '유럽만화를

보러갔다'(교보문고)를 펴낸 이동훈씨, 국제만화페스티벌 큐레이터

김의건씨가 한 배를 탔다.

하지만 상업적 장편 애니메이션도 줄줄이 나가 떨어지는 한국
현실에서 단편, 그것도 '예술성을 띤 단편'을 기획하는 기획사라니.
더구나 창작에 전념해야 할 감독이 기획과 제작지원까지 떠맡겠다
한다. 정 대표는 "서글프지만 그게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현실"이라고
했다.

"연간 100편 가깝게 단편이 나오지만 제작지원은 거의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애니메이션 산업이 투기꾼 각축장이 될 것 같아
감독이 자구책을 찾아 나선 거죠." 풀무원 남승우 사장이 대표로
있는 PCN(부천 카툰네트워크)이 해마다 6000만원을 투자하기로 한
게 용기를 북돋았다.

'A2기획'은 일단 내년 5월 프랑스 앙시페스티벌 본선 진출을 목표로
단편을 기획하고있다. 선정된 작품엔 1400만원쯤 제작비를 지원하고
후반부 제작과 배급사 연결도 도와줄 계획이다. 이런 식으로 1년에
4편가량 단편을 기획하고 히로시마, 자그레브 등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문을 두드릴 생각이다. 고정 투자비를 줄이려고 별도 사무실을
두지않고 프로젝트 별로 순발력 있게 움직이기로 했다.

그는 "문화적 마인드로 접근하는 단편 제작 없이 우리 애니메이션에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영화아카데미 출신들이 단편을 통해 쌓은
내공으로 충무로에 진출해 오늘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이룩하지 않았습니까.
단편을 통해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 미래를 설계하고, 문화로서
애니메이션을 대중화해보겠습니다." (02)77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