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일동안 인도네시아판 '인종청소'가진행되어온 동티모르에
마침내 계엄령이 선포됐다. 인도네시아의 B J 하비비 대통령은 7일
독립을 결정한 주민투표 이후 친(親) 자카르타 민병대들이 총격과 방화,
주민 강제이주 등 무법천지의 만행을 벌이고 있는동티모르 일원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에따라 동티모르에는 인도네시아 군병력이 추가로
진주, 질서와 치안회복에나설 것으로 보이나 이번 계엄선포로 사태가
수습될 지의 여부는 아직 의문시되고있다.
이번 계엄선포는 주민투표
이후 동티모르에서 자행되어온 폭력만행에 경악한 국제사회가 인도네시아
정부에 사태를 조속히 장악하고 무고한 주민들을 보호하도록강력한
압력을 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동안 동티모르에서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통제력이 듣지 않는 사실상무정부 상태였기 때문에
독립에 반대하는 민병대들의 만행이 계엄선포를 계기로 종식될지는
불투명하다.
그동안 동티모르의 주도 딜리에서는 독립 반대파 민병대들과
일부 군병력이 주민들을 위협, 강제추방시키는 인종청소 양상이 진행되어
왔다. 민병대는 이날 독립 지지파인 카를로스 벨로 주교의 주교관과
국제적십자사 건물을 공격, 건물안에 있던 5천명의 주민들을 트럭에 실어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것이 목격됐다.
유엔 동티모르 파견단 관계자와
현지소식통들은 이들이 서티모르로 수송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또 인도네시아 치안군이 이날 민병대에 합세,딜리에서
수십채의 가옥에 물을 지르고 주민들을 강제소개 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딜리 전역을 돌아다니며 떠나기를 거부하는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하고집에 불을 지르고 있다.
벨로 주교관 부근의 투리스모 호텔에
투숙중인 15명의 취재진도 거듭된 총격으로 방에서 갇혀 있는 상태다.
독립 지지파가 주로 거주하는 베코라 교외에서 하루밤을 지낸뒤 새벽
철수하던한 뉴질랜드 여인은 밤새 인도네시아 병사들이 시내를
돌아다니며 소총, 수류탄, 바주카포를 발사하면서 확성기로 남아 있는
주민들에게 철수할 것을 종용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외국인들과 유엔 직원들의 철수에 대해 일부 외국인들은분노를
표시하기도했다. 비행기에 오르던 한 호주인은 유엔 건물안에 1천여명의
난민들이 피신해있지만우리가 남아 이들을 돌보지도 못하게한다고
말했다. 유엔 건물안에는 현재 1백여명의 국제 요원과 취재진들이
남아있는 상태다.
딜리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변에는 인도네시아 군병력이
대거 배치돼있으며 딜리시에선 차량에 탑승, 권총과 M-16 소총을 흔들며
시 서쪽으로 달려가는 민병대의 모습도 보였다. 한 신부는 " 최악의
상황만 기다릴뿐이다. 인도네시아 군을 막을수 없고 군을누를 힘을 가진
세력도 없으며 외부 세력의 지원도 없다. 누구도 이 상황을
막을수없다"고 말했다.
신부의 방 옆엔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
프랑스 의사 2명이 희생자를 치료하고있다. 이들은 이젠 딜리시에서 최대
규모의 수술팀이다. 한 의사는 " 5일엔 총격으로 부상한 10명이
실려왔다. 어떤 이는 머리에 총을 맞았다"면서 " 이들은
주민들을위협하는 정도가 아니라 살해하고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치안군과 민병대의 주민 강제 소개와 동시에 민병대의
협박,테러가계속되면서 수만여명의 동티모르 주민들은 항공,선박 편
등으로 이곳을 떠나고있다. 현재까지 2만5천여명이 동티모르를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되고있다.
동티모르 주민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인도네시아 치안군과 독립 반대파 민병대는 신속하고 조직적으로
딜리시를 일방적인 전쟁지역으로 만들어버렸다. 전쟁의상대는 비무장
주민들이며 이들은 너무도 재빨리 추방되고있다.
(자카르타 딜리 AP.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