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쇼크 이후 거대한 [퇴직금 생활자군(군)]이 형성되면서 연금-노령인구의 증가와 함께 새로운
사회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사회의 중산층을 형성하고 있던 이들 [퇴직금 생활자군]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금융소득으로
갑작스런 생활변화의 충격을 어느 정도 보상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의 급속한 금리하락은
이들의 생활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나 관심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어서 불만의 목소리만 높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정년퇴직한 50대후반∼60대 이상의 노령인구층이 [퇴직금 생활자군]의 전부였다. 하지만 작년에
사상 초유의 불황을 겪으면서 각 기업체들이 대거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바람에 [봉급 생활자]였던 40∼50대중
상당수가 [퇴직금 생활자]로 문패를 바꿔달면서 퇴직자군이 급격히 확대됐다.
명예퇴직자중 일부는 재취업이나 창업 등으로 생활 기반을 마련한 경우도 있지만, 아직도 상당수는
퇴직금이라는 돛단배 하나에만 온 가족의 생계를 의지한 채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넣어두고 이자소득으로 생활하는 이 모씨(67·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씨는 "우리같은
퇴직금 생활자들은 요즘 저금리, 높은 이자소득세, 대우(대우)문제로 3중고(3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가
중산층을 살리겠다고 발표해놓고 퇴직금 생활자들에게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예금 금리는 한자리수로 떨어졌는데, 이자소득세는 24.2%나 되기 때문. 이씨는 금리를 한푼이라도 더
받겠다는 생각으로 투신사에 돈을 맡겼다가, 덜컥 대우채권 환매제한 조치가 내리는 바람에 생활 밑천인
퇴직금의 일부가 묶여버렸다고 울상을 지었다.
중견기업체에 근무하다가 작년에 명예퇴직을 당한 박 모(48)씨는 "연봉 3000만원 이하의 봉급생활자들에게는
비과세혜택을 주는 근로자우대저축을 대폭 허용해준 것처럼, 일정 금액 이하의 퇴직금 생활자들에게도
이자소득세를 깎아주거나, 면세해주는 금융상품을 허용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