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고 가시죠.} {오늘부터 안 내도 된다던데….}

3일 오후 8시쯤 퇴근길 차량이 몰린 경부고속도로 판교 톨게이트. 한국도로공사 직원과 차량 운전자의 승강이가 이어졌다.

하행선을
이용해 서울 방면에서 판교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일부 차량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거나 건네받은 통행료 영수증을 창밖으로
던졌다. 통행료 징수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에 까지 이른 가운데, 분당 입주자 대표협의회에서 이날부터 [납부 거부]라는 실력 행사에
들어 갔기 때문이다.

오전 출근길에는 더 심했다. 오전 7시30분부터 일부 운전자들이 [통행료를 내지 못하겠다]며 직원과 말싸움을 벌이거나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그러나 입주자 대표들의 납부거부 현장 시위나 충돌은 없었다.

도로공사는 오전 6시부터 직원 50여명을 판교 톨게이트에 배치해 긴급 대처에 나섰다.

운전자들에게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통행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나눠줬다. 또 통과차량에는 일일이 인사를 하고, 통행료를 내지 않은 차량을
가로막거나 사진을 촬영하며 납부를 독촉하기도 했다. 새벽에는 [고속도로는 국민 모두의 재산입니다] [우리는 분당 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믿습니다]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납부거부 첫날인 이날 톨게이트 통과차량 중 실제로 통행료를 내지 않은 차량은 많지 않았다. 도로공사 이제원(이제원)
중부지역본부 영업부장은 {행정소송을 법원에 낸 만큼 결정이 날 때까지는 납부를 하는 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


판교 톨게이트는 87년 10월 통행료가 폐지됐으나, 도로공사가 서울∼수원구간을 8차선으로 넓힌 뒤 92년 7월부터 통행료를 다시
걷기 시작하면서 분당 신도시 등의 주민들이 집단 반발해왔다.

분당 입주자 대표들은 지난달 판교 톨게이트 구간은 신설도로가
아니므로 유료도로법에 의한 통행료 징수 대상이 아니라며 수원지법에 행정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는 {통행료는
자발적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징수하는 것}이라며 {대체도로가 있는 만큼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통행료를
걷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