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회엔 '청문회'라는 이름의 제도는 없다. 하지만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국정조사권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그에
근거한 증인 소환-신문 및 자료제출 요구를 통해 각종 사건의 진
상규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정치인이 관여된 대형 스
캔들에서 국회가 나서는 경우가 많다.

국회 국정조사권이 발동됐던 대표적인 사례가 70년대 록히드사
건. 2년에 걸쳐 19명의 거물급 정-재계 인사가 증인으로 소환됐으
며, 그중 몇명은 위증혐의로 고발됐다. 80년대 말 리크루트사건
때는 국회 결의로 나카소네 전 총리가 증인으로 소환당하는 수모
를 겪기도 했다. 92년 사가와큐빈사건 때도 다케시타 전 총리가
증언대에 섰다.

국정조사권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증인 강제소환 제도이다. 국
회가 소환한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두하지 않거나 증언을 거
부한 경우 1년 이하 금고 또는 10만엔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또
위증하면 3개월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법률은 규정하
고 있다. 그러나 국정조사가 검찰 수사 이상의 사실을 밝혀내는
일은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금권정치라는 집권 자민당의 본질
적인 한계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