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6월 문화지식인을 표방하는 일단의 각 장르 평론가
5인이 '신실학적 세계관을 위하여'(김광림 외·세계사간)라는
책을 펴냈을 때 '정체된 논리' 보다는 '논리의 해방'을 위한
문화운동의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었다.
"문화의 응전력은 건강한 감성에서 나온다. 문화의 위력
은 이데올로기와 같은 갇힌 이성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
라, 현실에서 생각하되 그 현실을 뛰어넘는 해방된 감성의 힘
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저들 소수파의 문화운동은 지속되지 못하고 흐지부
지 되고 말아 아쉬움을 남겼다.1996년 8월 하순 '르 몽드'지
에 '진보는 죽은 사상인가'(막스 갈로 외·홍세화 옮김·당대
간)라는 질문에 화답한 프랑스 정치인, 철학자, 저널리스트등
20인의 지식인들은 진보가 '과거의 문제들을 해결'한 반면,
'새로운 결핍과 새로운 불행을 만들어' 내었다고 비판하며
'진보의 신화는 소멸'했으나 진보로 인해 가려지고 버려졌던
'전통적 가치들'을 다시 되새겨 봐야 한다고 묻는다.
'18세기 건축사상과 실천 - 수원성'(김동욱·발언간)에서
조선조 실학파 학자들의 근대적 사고가 실천된 '수원성'을 되
밟으면서 나는 20세기말 전환기에 서있는 동서양 지식인들의
사상과 빈 외침의 사이를 경험하곤 한다. ( 건축비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