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클과 S.E.S의 댄스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어대는 '가수 이소라'를
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개그우먼 이장숙(25)이 그 자리에 있을 게다.
"안녕하세요, 이소라예요." 어눌한 말투에 넉넉한 몸매까지 닮아 깜
빡 속아 넘어가기 일쑤다.

지난 5월부터 KBS 2TV '시사터치 코미디파일'(목 밤11시) 패널로
출연하고있는 이장숙은 진짜 이소라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이소라
말투로 넌즈시 세태를 비꼬면, 방청석엔 웃음이 쏟아진다. 지난 7월
엔 KBS 2TV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나가 '진짜'와 한판 겨뤘다. 게스
트로 나온 가수 박상민은 출연자 대기실에서 이장숙을 이소라로 알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단다.

"둥글둥글한 얼굴과 어눌한 말투가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가발 쓰고 화장하면, 열에 아홉은 속아 넘어가지요." 사실 분장하지
않은 얼굴은 별로 닮지 않았다. 이장숙은 "기왕이면 이소라를 철저하
게 베끼겠다"며 "몸무게도 좀 더 늘릴 생각"이라고 말한다.

이소라와의 인연은 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소라는 '난
행복해'로 무섭게 떠오를 때였다. KBS 개그우먼으로 갓 입사한 이장
숙에게 "소라 언니, 사인 좀 해줘요"라며 소녀팬들이 매달렸다. 내친
김에 KBS '가요톱10'과 오락 프로그램에서 이소라를 흉내냈다. 댄스
그룹 리드싱어로 1년여 활동할만큼 노래솜씨도 뛰어나 모창도 그럴싸
했다. 가수 활동때문에 방송을 쉬다, 97년부터 단역으로 간간이 얼굴
을 내밀었다. 그러다 코너 개편을 궁리하던 '시사터치 코미디파일'
제작진 눈에 띄면서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물론 노력도 한몫했다. 이소라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은 물론
'이소라의 프로포즈' 녹화장도 수없이 찾았다. "이소라역을 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무대에 오르면 관객들이 이미 웃을 채비를 하고 있다"
고 말한다. 동아대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이력을 밑천삼아, 방송에
선 춤 실력도 잠깐씩 보여준다.

대역 인생의 고민도 있을 법한데, 그는 야무졌다 . "이소라처럼 똑
같이 해달라고 주문받는 경우가 많아요. 요즘엔 겉모습은 이소라처럼
분장하되 제 색깔을 많이 담으려고 신경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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