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는 남북간 정부차원의 교류가 이루어질 것을 희망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제54주년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문제의 남북당사자간 해결 원칙을 강조했다.

올해 김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가 통일·민족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아니지만 남북관계에 대한 이같은 언급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의 선미후남(先美後南) 정책에 대한 김대통령의 지적은 눈길을 끈다.

김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매듭을 실제로 풀어나갈 당사자 측면에서 "북한은 동족끼리의 대화는 거부하면서 미국과의 협상만을 고집하는 불합리한 태도를 버려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반도 문제를 더 빨리, 그리고 더 높은 수준으로 풀어 나가려면 북한이책임있는 남북당국간의 대화에 임하는 것이 최상의 길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체제 보장과 경제적 실리를 얻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에 매달리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이 대미협상에만 집착해서는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김대통령은 언제든지 남북당국자 간의 대화에 응하고, 북한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용의가 있음을 천명했다.
여기에는 북한이 남북당국간 회담에 나오는 것이 유리하다는 메시지가 들어가있다. 남북당국간 대화가 열리면 북한이 원하는 것을 남한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의 남북 차관급회담은 흐지부지 끝났지만 남북 당국간에는 앞으로 북측이 제의한 고위급정치회담, 그리고 남측에 제안한 임진강 공동치수를위한 국장급 실무접촉 등의 변수가 남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북당국간 회담에 나오는 것이 결과적으로 북한에도득이 되는 것이 아니냐"며 "반드시 상호주의는 아니지만 북한이 남북당국간 회담에응해 오면 정부 또한 실천적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을 뒤집어 보면 남북당국간 회담이라는 접점이 없으면 남한이정부차원에서 북한에 아무 것도 지원할 수 없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같은 접근법은 김대통령의 경축사에서 대북 포용정책의 일관된 추진으로 확인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몇 차례에 걸친 북한의 도발이 있었지만 정부는 한반도의평화를 위한 남북간 교류협력 정책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 왔다”며 “서해교전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포용정책은 안보를 경시하는 유화정책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안보를 바탕으로 하는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이 북한에 주기만 하는정책이 아니며 남북교류 진전과 미·일·중·러 등 주변국 지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김대통령은 "남북관계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미묘하고 복잡하다"는 표현으로 현실 인식을 감추지 않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