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 미국을 뒤흔든 대형 범죄들에는 '증오(Hate)'
라는 공통된 언어가 있다. 95년 4월 오클라호마 연방정부 건
물 폭파,96년 애틀란타 올림픽 폭탄테러, 최근 2년여동안 잇
달아 발생한 학교 총기 난사 사건 등이 모두 그렇다. 지금
미국은 '증오 범죄'라는 시한폭탄과 공생중인 상태다. 10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인근 유태인 커뮤니티 센터 총기
난사 사건도 마찬가지다. 1급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사건 유력한 용의자 뷰퍼드 퍼로(37)는 "(유태교와 유태인이
라는) 종교와 조상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미 역사에서 증오 범죄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60년대까
지 기승을 부렸던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 활동 등 비슷한
예가 수없이 많다. 어쩌면 신대륙에 새로 건설된, 다인종 사
회 미국이 겪을 수밖에 없는 진통일 수도 있다. 하지만 90년
대 범죄가 과거와 다른 것은 이같은 유형의 범죄를 '대량 생
산'하는 사회적 배경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과거의 경
우 극우 조직이나 특정 지역 등에 뿌리를 두고 있어 어느 정
도 예측 가능했지만,90년대 범죄는 소수가 불특정 다수를 상
대로 무차별 공격을 하는 식이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백인 우월주의 또는 극우 사상은 대부분
인터넷이나 TV,서적 등을 통해 얻은 것이다.조직적 교육이나
행동지침 같은 것이 있을 리 만무하다. TV 영화 인터넷 등
대중 매체들은 폭력과 범죄를 양산하는 주 원인이라는 비난
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헌법적 권리로 보장된 총기 소
유와 '적자생존'이라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미국적 문화
도 증오 범죄를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니 속시원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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