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지역에는 연천-포천-양주군과 동두천시-파주시 등 10개 시-군이 있다.
약 4300㎢, 216만명으로 국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정도지만 역할은 크다. 89년 개발돼 40여만명이 상주중인 일산을 비롯,
파주-의정부 등이 서울의 [베드타운화]됐다. 중요한 것은
군사분계선과 수도 사이에 위치한 [안보요충]이라는 사실이다.

이런데도 90년대 중반부터 이 지역은 [비극의 땅]으로 변했다. 96년에 파주시와 연천군이,

98년에는 고양시가, 올해엔 파주시와 연천군이 또

수몰(수몰)됐다. 그 과정에서 매번 1조원 가까운 재산이 사라졌다. 세 차례의 재난은

주민들에게 [복구해봤자 몇년 후면 다시 파괴된다]는

좌절까지 안겨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비극을 기상이변에 따른 호우(호우),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아스팔트화 때문으로
풀이한다. 그 설명이 맞다면 매년 4∼5개
이상의 태풍이 통과하는 주 루트인 영남과 호남은 경기 북부지역보다 먼저 초토화됐어야 옳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의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차별론]을 싹트게 할지도 모른다.

영-호남과 경기 북부지역의 차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재난방지 시스템을 마련했느냐는 점이다.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의 경우 다목적댐은
안동-임하댐 등 4개. 지금도 밀양댐 등 2개 댐이 보강 혹은 신설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호남의 섬진강에도 주암댐 등 3개가 홍수 조절역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이제 경기 북부를 들여다보자. 임진강과 여기서 분기(분기)되는 한탄강-차탄천-신천(연천), 문산천-동문천(파주 및 문산), 사미천(적성) 가운데
댐은 단 1개뿐이다. 그것도 말이 좋아 댐이지 한탄강에 걸쳐 있는 연천댐은 홍수조절 능력이 없다. 관리를 맡고 있는 현대건설 이현수(이현수)
소장부터가 {북한쪽 상류에서 폭우라도 내리는 날이면 만수위에 도달하는 데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실토할 정도다.

자연 경기 북부지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마을이 5m 가까이 침수된 연천군 장남면의 주민 김 모(35)씨는
{우리 경기 북부의 비극은 정부의 푸대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모(여·38)씨는 {안보의 일선이면서도 천대받고 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이런 실정을 전문가는 물론 건설교통부 관계자들도 잘 알고 있는 눈치다.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은 {96년 홍수 이후부터 북한과 임진강을 공동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정작 이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관계자들은 우선 협상과정이
복잡하고, 수계(수계)를 공동관리할 법규를 마련하는 것이 보통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점을 든다. 그렇다고 임진강 남쪽에 독자적으로
댐을 세울 수도 없었다. 북한쪽 지역이 수몰되는 등 엄청난 피해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댐 건설을 제외한 차선책도 거론된다. 한탄강에 다목적댐을 세우자는 견해와 임진강 등 주요 하천에 쌓인 퇴적물을 준설(준설)하고
제방을 높이자는 주장 등이다. 하지만 정부는 댐 건설 적지(적지)를 찾는 데 2년째 고심중이다. 이와 관련,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최종
입지선정은 올해 말쯤 이뤄지며, 다시 댐 건설에 5∼6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방축조 및 준설(준설) 공사도 지연되고 있다. 연천군은 {98년 5월 감사원이 실시한 감사에서 [제방공사를 하지 않으면 홍수때 침수(침수)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정부가 1년3개월 이상 예산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파주시도 96년 7월 홍수 이후 발간한 백서에서 임진강
지천에 대한 준설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공사 비용이 커 예산확보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수해가 다시 엄습하자 정부는 5일 임진강의 남북한 공동관리방침을 밝혔다. 전체 유역 면적 8117.5㎢ 중 63%가 북한, 37%가
남한에 있는 이 강을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홍수방지시스템의 시범케이스로 삼자는 발상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최근 2년간의 집중호우로
남-북한 모두 피해가 커 치수(치수)대책을 함께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며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8·15 경축사때 북한에 임진강 댐 건설
등을 제의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전문가들은 대부분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심명필(심명필·토목공학) 인하대 교수는 {북쪽에 댐을 지을 수만 있다면
경기 북부지역의 침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최준환(최준환)씨도 {나는 미사일개발 등에 매달리는 북한에 절대 반대라는
사람}이라며 {그러나 수해라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라면 이 부분에서의 남북간 공조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남북 협조가 실행되려면 넘어야 할 고비가 한둘이 아니다. 수자원관리법과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협상과정에서
북한측이 엉뚱한 위협을 할 가능성도 있다. 국립방재연구소 송재우(송재우) 소장은 {남북한 공동관리가 실현되면 댐의 위치선정부터 수문
조작까지 남북한이 공동으로 함께 참여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국방부는 여러 난점을 들어 [불가(불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