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11시, 파주시 문산초등학교에 설치된 아주대병원 진료소.
고립된 집에서 사흘간 보냈다는 김모(64·파주시 문산읍)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듣고 내과 레지던트 이규성(28)씨가 즉각 앰뷸런
스에 올라탔다. 고혈압이 있는 김씨는 탈진상태에서 심한 정신분열
증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씨는 즉각 진정제를 투여하는 등의 응
급처치를 한 뒤 고양시 일산보건소 정신보건센터로 김씨를 후송했다.

동두천지역에서 진료활동을 벌이고 있는 강남성모병원 의료진은 뇌
졸중이 생겨 위독한 손장운(71·남·동두천시 생연4동)씨를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옮겨 응급처치를 실시해 생명을 건졌다.

서울대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의료원, 강남성모병원, 아주

대병원, 상계백병원, 한양대병원, 차병원 등 8개 병원으로 구성된

'조선일보 긴급 의료지원단'은 5일 파주와 연천, 동두천, 철원 등지

서 사흘째 의료지원 활동을 벌였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이틀만에 물이 빠진 연천군 전곡6리 한탄강 유원지 마을 60

여세대를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진료활동을 벌였으며, 한양대병원 진

료팀은 철원군 김화읍 일대 복구현장을 찾아다니며 진료활동을 벌였

다. 심한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이을성(67·남·철원군 김화읍)

씨는 "피부병까지 겹쳐 몹시 괴로웠는데 의료진이 이틀째 왕진치료

를 해줘 고맙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진료소를 찾은 환자중에는 피부병과 감기, 몸살 환자 외에 심
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문산초등학교
에는 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한 40대 시각장애자 여인이 일곱살
짜리 아들의 손을 잡고 진료소를 찾아와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
다.

아주대병원 진료팀장 최병일(심장내과) 교수는 "수재민들이 침수됐
던 집으로 속속 복귀하면서 우울증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복구
작업이 마무리되면 모든 것을 잃었다는 허탈감이 우울증 증세로 바
뀔 수 있는 만큼 주위의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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