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상가 미셸 푸코는 지난 70년 일찌기 "언젠가 들뢰즈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90년대말 한국 지식인 사회야말로
들뢰즈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들뢰즈 철학이 자본주의 사회에
내재한 파시즘적 욕망 구조를 날카롭게 들춰냄으로써 대항 문화의
논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80년대엔 마르크스, 90년대엔 푸코였다
면, 이제 세기말의 한국 지식인들 상당수가 들뢰즈 읽기에 몰두하
고 있는 것이다.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들뢰즈 책의 한국어판 제목은 '앙띠 오
이디푸스' '감각의 논리' '칸트의 비판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
'니체와 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베르그송주의' '영화' '소수 집
단의 문학을 위하여' '들뢰즈의 푸코' 등이다.

이처럼 들뢰즈의 저서들이 최근 잇달아 번역된 것은 철학 전공
자들 뿐만 아니라 문학, 미술, 영화이론가들 사이에 들뢰즈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들뢰즈의 저서 중 '프루스트와 기호들' '소
수집단의 문학을 위하여'는 각각 20세기 현대 소설의 새 문법을 창
시한 프루스트와 카프카를 다뤘다. '감각의 논리'는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을 정교하게 분석한 것이다. 또한 '영화'는 영화가
제시한 새로운 사유 방식을 다뤘다.

들뢰즈 철학을 풀이한 책 '시뮬라크르의 시대'를 낸 철학자 이
정우씨는 들뢰즈를 가리켜 "21세기 우리 사유를 시도하기 위해 건
너야 할 바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