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폭우로 피해가 커지자 정치권은 정쟁적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고,
몸을 낮추었다. 또 긴급 수재대책회의를 갖거나 수재현장 방문에 나서는 등
'민심'과 '현장'에 초점을 맞추었다. 잘못하면 '표를 잃는다'는 계산도 깔린
'수재 정치'의 한 단면이었다.

◆ 여당

국민회의가 추진하는 신당에 참여할 세력을 규합중인 '국민정치연구회'는

이날 신당 프로그램을 발표하려다가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국민회의 한화갑

총장 등은 이날 고양시장 보선 필승결의대회도 30분만에 끝낸 뒤 당직자들과

함께 파주 재해대책본부로 달려갔다. 이에 앞서 이만섭 총재대행은 확대당직

자회의에서 "연례행사인 경기북부의 수해에 대해 당 정책위와 정부가 협의,

항구적 방지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국민회의는 국회에 제출된 2차 추경

예산에 수해대책비를 따로 반영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이 대행은

특히 폭우로 군인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것과 관련, 회의에 참석한

조성태 국방장관에게 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국민회의는 또

오후 5시에는 당 재해대책특위(위원장 김충조) 긴급 회의를 열어 수재 예방-

복구를 위한 예산지원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자민련은 국회 건설교통위에서

연천 댐 조사단을 구성, 댐 위치의 적합성 여부 등 현지조사를 실시한 뒤,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이날 대여 공세의 수위를 대폭 낮추었다. 세풍 공격에 대한 반
격이 최우선 과제지만 일단 수재부터 수습하고 보자는 것이다.안택수 대변인
은 당직자-총재단 연석회의후 "여권의 악랄한 정치공작에 대응한 강력한 원
내외투쟁을 전개하려 했으나, 수해가 진정될 때까지 노골적인 투쟁을 보류하
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광화문에서 갖기로 했던 '야
당파괴 규탄시위'와 경찰청 조사과, 즉 `사직동팀' 에 대한 항의방문도 취소
했다. 이날의 고양시장 보선 필승전진대회도 약식으로 치렀다. 대신 이회창
총재 등 지도부는 수재 문제 챙기기에 주력했다. 이 총재는 "작년에 수재를
입은 파주-연천-동두천지역에서 올해도 수재가 발생한 것은 (정부가) 제대로
한 것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지역주민과 국민앞에
사과하라"면서, "긴급예산을 투입,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당 관
계자들은 ▲동일지역에서 잇달아 발생한 수재의 인재여부 ▲군 병영내 인명
피해에 대한 지휘 책임 ▲작년 수재 미복구지역에서의 수재 재발 원인을 집
중 규명키로 했다. 또 추경예산안 심의전략도 일부 수정, 수재 대책비는 무
조건 협조해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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