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과 교통사고 사망률이 세계 선두를 달리는 것도 부끄러운데 이제
는 이혼율마저 프랑스와 일본을 앞질렀다는 통계는 달갑지않은 현상이 아
닐 수 없다. 인구 1000명당 이혼 2건이라는 수치는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음을 읽게 한다.
성에 관한 한 자유분방한 서구와 달리 우리 결혼관은 엄격했다. 부부
가 가약을 맺으면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사는 것이 보편적인 덕목이었
다. 그러나 요즘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니 「백년해로」니 하는 말
들은 박물관에서나 찾을 수 있는 정도로 세태가 변했다.
대신「신혼 이혼」이니「황혼 이혼」이니 하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제
주도로 신혼여행 가서 갈라서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70대 할머니도 이혼
판결을 받았다. 10년 넘게 꾹꾹 참다가도 『더는 못살겠다』는 중년 이혼
율은 날로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이처럼 이혼율이 급증하는 사유는 분분
하지만 법이나 사회통념들이 단기간 바뀐 탓도 없지 않다.
20∼30년 전만 해도 이혼하려면 절차가 까다롭고 주위의 이목이 두려
웠다. 남편의 외도와 구타를 못견뎌 갈라서고 싶어도 애들 처지 때문에
눌러 살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여성들이 「견딜 수 없는 결혼」 깨기를
더이상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 조사결과 밝혀졌다. 거꾸로 아내의 외도
나 가출로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들은 가려 있는 처지다. 이유불문하고 이
혼이 남녀 모두의 「질적인 삶」을 위한 방편이라면 할말은 없다.
문제는 이혼을 상담해 주고 거들어주는 곳은 많아도 부부간 성격차이
나 대화단절을 조화시키는 완충장치가 부족한 데 있지 않을까. 이혼하는
것이 나은 케이스도 있겠지만 부부일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재결합시킬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혼율 세계최고의 불명예를 막으려면 「계약
결혼」이나 「결혼 정년제」라도 도입해야 할 판일까. 아니면 이혼 자체
를 불명예로 보는 사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정말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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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면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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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보다 증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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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것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