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에 포성이 멎은지 7주째. 3만5000명의 국제평화군(KFOR)이 성
공적으로 진주하고,쫓겨갔던 알바니아계 난민 대부분이 귀환하는 등 코
소보는 '평화'를 빠르게 되찾고 있다. 유엔은 임시 행정사무소와 난민고
등판무관(UNHCR) 사무실을 설치, 비교적 순조롭게 구호-행정업무를 집행
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더디긴 하지만 코소보 재건 프로그
램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서 목격되는 전쟁이 남긴 상처와 후유증이 코소보의 장
래에 잿빛을 드리우고 있다. 폐허가 돼버린 고향에서 귀환주민들은 의식
주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세르비아계 주민에 대한 알바니아계의 보
복은 폭력의 악순환을 낳고 있다. 자금 염출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서
방이 '발칸마셜플랜'을 예정대로 진행시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유고
대통령 밀로셰비치와 야당세력간 복잡한 대결정치가 코소보에 어떻게 불
똥을 튀길지도 알 수 없다.

◆폐허로 돌아온 난민= 나토군 공습이후 국외로 탈출했던 난민 93만
명가운데 지난 주말까지 72만명이 귀환했다. 3만명은 망명을 추진중이며
8만명이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UNHCR이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이 찾은
고향에는 성한 건물과 시설이 거의 없었다. 전체 주택의 25%인 7만5000
채가 살 수가 없을 정도로 파괴됐고,절반 이상은 수리가 필요하지만 비
용마련이 여의치 않다. 학교와 의료시설도 대부분 수리 또는 재건축이
필요하다. 귀환 주민들은 이번 겨울나기가 두렵다고 말하고 있다.

◆증오와 폭력의 악순환= 지난 6주간 살인 198건,약탈 840건과 573
건의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대부분 세르비아계에 대한 알바니아계 주민
의 보복과정에서 빚어진 것이었다. 지난 24일에는 밀 수확중이던 세르비
아계농부 14명이 피살된 채 발견돼,유고측이 코소보에 다시 군대를 파견
하겠다며 강력 항의하기도 했다. KFOR측은 지난 6주간 세르비아계인 8만
여명이 보복을 우려, 코소보를 떠났으며 하루 평균 1명의 세르비아인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재건의 장애= EU와 세계은행은 파괴된 주택 보수에만 11억9000만
달러, 보건-학교-전기-용수공급체계 복구에 12억3500만달러 등 향후 수
년간 30억-4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뉴브강의 교량
복구에도 9000만달러가 필요한데, 완전복구에 3년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
상돼 경제회복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문제다. 세르비아계 기술자들
이 대거 탈출함으로써, 기간시설이 복구돼도 제대로 가동되기 어려울 것
이라는 우려도 있다. EU(유럽연합)는 올해중 1억5000만달러, 내년에 5억
달러를 낼 예정이며, 미국은 5억달러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용분
담을 둘러싸고 재건 참여17개국간 신경전이 한창이다. 액수와 지원대상
은 30일 사라예보에서 열리는 관계국 정상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
다.

◆반밀로셰비치 투쟁의 변수= 지난달 말부터 밀로셰비치 퇴진 투쟁
에 나선 유고 야당 진영은 26일에도 서부 사바치에서 집회를 갖고, "9월
초 총파업 강행"을 외쳤다. 조란 진지치 민주당 당수를 주축으로 한 야
당세력은 밀로셰비치 퇴진 서명운동도 벌여 지금까지 55만명의 서명을
받았다. 유고 재건 지원 전제조건으로 밀로셰비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 등이 야당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고조되는 야당의 도전을
분쇄하기 위해 밀로셰비치가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코소보나 연방내
몬테네그로를 이용할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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