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 문단에 돌풍을 일으킨 소설가 텐도 아라타(39)의
소설 '영원의 아이' 한국어판이 나왔다. 번역문학가 김난주씨
옮김으로 살림출판사에서 전 3권 중 상-중권이 먼저 선보였다.
'영원의 아이'는 지난 3월 일본에서 나와 현재까지 80만부
나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유명 작가와 비평가들 찬사를 한 몸
에 받는 문단의 문제작이기도 하다. 작가 텐도 아라타는 메이
지대학 연극학과를 졸업, 소설 뿐만 아니라 영화 시나리오 작
가로도 활동해왔다. 그는 작가의 개인사적 내면 탐구에 몰입하
는 사소설 전통을 벗어나 사회 문제를 주로 다뤄왔다. 가족 내
부의 폭력, 학교에서의 따돌림, 신흥 종교 발흥 등 현재 일본
사회의 쟁점들을 형상화했던 것. 그의 신작 '영원의 아이' 역
시 가족의 해체라는 문제에서 출발해서 일본 사회의 윤리 상실
을 고발하고 더 나아가서 인간의 존재론적 원죄까지 아우르는
중후한 소설이다.
'충격이란 말로는 모자란다. 텐도 아라타는 소년들의 장렬
한 성장을 더할수 없이 극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생명의 이
야기가 사랑스럽고, 그리고 너무도 경이로웠기 때문에 시간 가
는 줄 모르고 푹 빠져 읽었다.'(소설가 무라카미 류).
'어릴 적 안게 된 죄악감이 새로운 죄를 낳는 연쇄 작용은
인간의 정신세계에서만 가능한 법칙이다. 그 첫 쇠고리에 발을
걸지 않을수 없었던 소녀와 소년들이, 어떻게 해방되고 어떤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지 깊은 공감 속에 책을 읽었다.' (소설
가 미야모토테루).
오늘의 일본 소설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서평이 지적했듯이,
소설 '영원의 아이'는 비정상적 성장기를 거친 인물들의 이야
기다. 부모의 이혼이나 학대로 정신적 상처를 입은 채 각자의
일그러진 내면 세계로 도피한 소년과 소녀들만 수용하는 정신
병동이 등장한다. 그들 중 세명의 청소년이 딸을 성적으로 학
대한 남자를 살해하는 사건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청소년들
은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 반윤리적 어른을 희생양으
로 삼아 정신적 구원을 향한 제의를 벌인 것이다.
이 소설은 등장 청소년들의 성장기를 서술하면서, 동시에
성인이 된 시점으로 현재를 이야기하는 이중 구조를 지니고 있
다. 성인이된 그들이 안고 있는 살인에 대한 죄의식이 일본 사
회에서 벌어지는 패륜적 죄악들과 겹친다. 정신의 죄의식과 현
실의 죄악이 서로 조응하면서 과연 인간의 구원은 언제 가능한
가라는 절규를 담고 있는 것이다. '영원의 아이'란 소설 제목
은 숙명적으로 상실과 결핍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 존
재란 '영원한 아이'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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