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는 지난달 12일 시-도 관계관 회의를 소집, [2단계
지방구조조정 지침]을 시달하면서, 7월10일까지 자치단체별로 조정안을
만들어 행자부에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마감시한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자치단체들이 감축불가를 내세우며 [버티기]를 계속하고
있어 행자부는 난감해하고 있다. 게다가 2차 구조조정을 해봐야 이미
지방조직의 경쟁력 확보는 물건너 갔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 대폭 후퇴한 지침 =행자부는 1차조정때 총 지방공무원
정원(29만2000명)의 12%인 3만5000명을 감축했다. 이어 2차
구조조정에선 5만2000명을 감축, 정원의 30%를 줄여 지방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행자부는 이번 구조조정
지침에선 당초 계획의 60%가 넘는 3만900명을 제외한 2만1100명(총
정원의 8.2%)만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행자부의 2차 구조조정안
자체가 [방만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지방정부의 구조조정을 개혁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미흡한 상태였다.
◆ [현실 무시]한 지침 =행자부는 지침에서 특별시의 경우 2개과,
광역시는 1국 2개과, 도는 3개과 하는 식으로 광역자치단체와
시-자치구에 대해 모두 6국214개과를 감축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침은 자치단체마다 여건이 너무달라 일률적으로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도의 경우 연간 30만명 이상의 인구유입으로
행정수요가 갈수록 느는 데 인구감소 등으로 행정수요가 감소하는 다른
도와 똑같은 비율로 인원과 기구를 줄이라는 것은 탁상행정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용인시 수지읍의 경우 인구는
9만4444명(4월말 현재)으로 과천시(7만1012명)나
연천군(5만4506명)보다 많은데도 읍사무소 공무원은 3개과 64명으로,
전국평균 공무원 1인당 인구수 183명보다 7배나 많다. 그런데도
구조조정으로 인력증원은 꿈도 못꾸고 있는 실정이다. 행자부의 현실을 무시한 이같은 지침은 지자체
단체장이나 의회의원들이 반발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
◆ 원칙없는 구조조정 =수차례에 걸쳐 외부 연구용역을 주면서
마련했던 읍면동 폐지는 지방 구조조정의 핵심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
3월 갑자기 백지화됐다. 읍면동 폐지는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지난해 3, 7월 두차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거듭
실시계획을 확인한 뒤 9월 정부안을 확정하고 추진해왔었다.
행자부는
이와관련, {행정계층이 시도-시군구-읍면동 3단계로 나뉘어 비용이 많이
들고, 70년에 비해 읍면의 인구는 45% 줄어든 반면 공무원수는 44%가
증가해 읍면동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해 왔으나 지난 3월 [
주민화합]이라는 논리를 들고나와 백지화했다. 이로인해 6만여명의
읍면동 직원중 3만9천여명이 남게됐다.
2차구조조정의 후퇴와 읍면동 폐지의 백지화는 지방조직 축소를
반대해온 정치권의 의사가 반영된 선거용 포석이라는 비난을 받고있다.
◆ 2차 구조조정 반발 실태 =울산시는 현 정원(1890명)이 행정수요가
비슷한 광주(2658명)나 대전(2708명)보다 적어 주민들이 행정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다며 구조조정안을 거부했다.
1개국 2개과를 줄여야 하는 대전시는 {본청의 국은 없앨 수 없다}며
{대신 4개과를 줄이거나 사업소의 부(부) 2개를 줄이겠다}며 버티고
있다. 충남도는 유사중복 과(과)의 통합 원칙 아래 노사협력과와
경제정책과, 관광과와 문화예술과, 수질관리과와 환경관리과를
통합키로 했으나, 각 실-국장들 반발에 부딪혀 개편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조정안을 확정한 자치단체도 경쟁력 강화와는 별 상관없는
조직개편안을 내놓았다. 광주시는 일반직의 경우 현재인원 1302명의
7.5%인 98명을, 반면 기능직은 현 인원 581명의 15.3%인 89명을
줄이기로 해, 기능직이 배 이상의 비율로 감축대상이 됐다. 전남도도
일반직 정원의 6.3%, 기능직 정원의 15.9%를 감축키로 해 기능직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인천시는 시장의 최대 역점사업인 송도신도시
개발업무와 관련, 공영개발사업단외에 도시계획국,
종합개발사업기획단 등이 관여하면서 업무와 예산사용에 중복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자 이번 개편에선
도시개발본부로 이름만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부 전국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