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쌍의 연인이 결혼에 골인한다. 결혼식장에 모인 양가 집안 행색은
극과극이다. 신랑신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신랑은 "이제는 내 사람
이다" 싶어 신부 엉덩이를 슬쩍 만진다. 신부의 반응은 "까불지 마".
12일 막을 올리는 MBC미니시리즈 '마지막 전쟁'은 부부의 이야기이
다. 기업 임원의 딸과 야채가게 상인 아들이 만나 매번 "이번이 마지막
이다"를 되뇌이며 아옹다옹 다툰다. 주제가 '부부'이니만큼 드라마는
결혼과 이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내는 이혼전문 변호사. 회사를 과
감히 그만둔 남편은 결혼정보업체를 차린다. 아내가 보기에 번번히 회
사를 때려치는 남편은 못났다. 남편의 눈에 아내는 이기적이고 독선적
이다. 성장과정도, 성격도 판이한 부부가 사사건건 힘을 겨루며 보여주
는 적나라한 모습이 폭소와 공감을 자아낸다. "사랑하는 이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은 아담과 이브 이후 인류의 최대 바램. 그러나 오늘
도 많은 남녀가 만나고 싸우고 헤어진다.
남녀 사이 갈등과 화해과정을 그리며 진정한 부부와 가족의 의미를
찾아본다." 제작진이 밝힌 드라마 기획의도이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지만 분명 전쟁은 전쟁이다. 제목 '마지막 전쟁'은 성숙한 부부
관계를 이루기전 일종의 통과의례를 암시한다고 한다.
'마지막 전쟁'은 박예랑 작가와 김남원 PD가 만드는 현실적인 코미디
이다. 쉽게 공감하면서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한다. 고등학생
이 대학생을 연기하는 요즘 추세와는 달리 '마지막…'에서는 실제 30대
연기자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청춘 스타의 아성인 월화드라마에
강남길이 첫 주연을 맡았다. 잘난 아내는 심혜진, 늘 면박만 당하는 남
편은 강남길이 연기한다. 제작진은 "20대 연기자들에게 권태기에 접어
든 30대 부부 역할은 무리"라며 "연기의 자연스러운 맛을 위해 좀더 연
륜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현실적인 진지한 주제를 유쾌하게 이끌고 가려다 보니 과장
된 장면이나 설정도 등장한다. 50대 부부가 동시에 이혼을 외치는가 하
면,부부싸움 중 아내가 남편을 호수 속으로 밀어버리기도 한다. 샐러리
맨 남편은 평소 미워하던 상사에게 주먹을 날린 뒤 사표를 제출한다. 20
대∼50대까지 다양한 남녀의 이야기가 공감을 불러일으킬지 과장된 코
미디로 끝날지 주목된다. 30대 심혜진-강남길 부부를 중심으로 위로는
50대의 박정수-이순재, 나문희-임현식 부부 등 쟁쟁한 조연들이 버티고
있다. 아래에는 20대 김현주-김상경 커플이 발랄한 연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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