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에서 월요일 새벽에 걸쳐 방영되는 '정수복의 세상읽기'
라는 프로그램에서 성공의 전도사 스티븐 코비 박사가 성공의 원칙
에 대해 이야기한다길래 일요일 초저녁부터 쇼도 보고 연속극도 보
고 뉴스도 보고 그러면서 기다렸다. 기다리다가 '다큐멘타리 성공시
대'라는 프로그램도 봤다. 나도 성공하고 싶은가 보다. '성공하는
사람의 일곱가지 습관'이라는 베스트셀러로 전세계의 종이값을 올렸
다는 고명하신 박사님과, 심형래감독과 함께 국민정부의 신지식인에
선정되었다는 소위 한국형 벤쳐기업인 정문식 사장님을 만나보면 성
공이 내 손아귀에 쥐어질 것만 같았다.

먼저,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가난한 가정형편 탓에 돈을 벌어야
했던 야간공업고등학교 출신 정문식씨의 입지전적 성공담을 보고 나
는 느낀 점이 많았다. 일류대학 인기학과를 나오고도 외국유학을 거
쳐 가문의 후광을 입고 심지어 권력의 비호를 받아야 할까말까 한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난 참 편견이 많은 사람이었다.

신문배달과 무허가 이발사로 돈을 벌며 시장 채소쓰레기를 주워
먹고 파출소 사환을 하며 야간공고를 거의 꼴찌로 졸업한 사람이 성
공을 할 줄이야. 낙하산 한번 탈 때마다 만원씩 준다는 소문을 믿고
공수부대 하사관으로 5년씩이나 군복무를 하고, 제대후에는 공장에
들어가 자발적 야근을 한 이상한 노동자가 성공시대의 주인공이라니.

아무 것도 없는 저 맨 밑바닥에서부터 정말 공수부대의 정신으로
현대그룹의 최우수협력업체의 사장님 자리까지 올라온 그의 치열한
삶의 역정을 보며 일류대학출신이면서도 성공하지 못한 나는 부끄러
움과 함께 공포를 느꼈다. 면제받지는 못했지만 6개월방위라는 군복
무특혜를 받은 사실이 찔렸다.

정문식씨의 성공담은 그야말로 입지전이었다. 그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 아니다. '다큐멘타리 성공시대'의 이야기가 다 사실이
라면 그는 너무 특별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입지전적
성공담은 자본주의의 환타지다. 노동자의 천국이 공산주의의 환타지
인 것처럼.

그 다음, 스티븐 코비 박사의 유식한 성공원칙 강의를 들었다.하
바드대학 경영학석사 출신으로 소위 성공학을 팔아서 스스로도 대단
한 성공을 거둔 말 그대로 성공의 전도사 양반의 설교는 황홀한 데
가 있었다. 마치 일곱개 정도의 습관만 고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성공하는 사람의 일곱가지 습관'이란 책 제
목을 생각해낼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라면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었을 거다. 그러나 그 일곱가지의 습관이란 것이 어떻게 보면
매우 심각한 윤리학적인 문제라는 게 재미있다. 책제목을 보고 기대
한 성공학적 처세술이 아니라 사람들은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곰곰히 읽어보면 매우 교훈적인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쓰
여있으므로 사람들은 서서히 감화받기 시작할 것이다. 그게 스티븐
코비의 성공전략인 것 같다. 그는 거의 성공의 종교가 내지 윤리학
자같다. 다 좋은 말이다.

그의 말처럼 나도 그도 당신도 그들도 다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 그 길이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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