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건국 초기 대표적 진보 정치인이었던 죽산 조봉암의
사상과 노선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다. 52년 정-부통령 선거에
나와 "공산당 독재도, 자본가와 부패분자의 독재도 강고히 반대
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던 죽산이 '진보당 사건'으로 사형당한
것이 59년 7월31일. 그의 40번째 기일을 맞아 7월 3일 '한국 현
대사와 조봉암 노선'을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리고 6권짜리 '죽산
조봉암 전집'이 발간된다. 죽산의 사상이 요즘 유행하는 '제3의
길'과 어떤 논리적 현실적 연결점을 갖고 있는가 하는 점이 주목
할만한 대목이다.

주최측인 죽산 추모사업회는 '조봉암 노선'을 민주주의 균등
경제 평화통일로 정리, 학술회의 부제로 삼았다. 고려대 아세아
문제연구소 박명림 북한실장의 주제발표문 '한국민주주의와 제
3의 길'이 따르는 맥락이기도 하다.

박실장은 헌법과 조봉암 노선, 진보당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
하고, 이러한해석 속에서 '시장'과 '계획'을 동시에 넘으려는 한
국적 제3의 길을 모색한다.

경남대 심지연 교수가 '국가형성기 조봉암의 활동'을 주제로
발표하고, 성균관대 서중석 교수가 '조봉암과 진보당'을, 울산대
조 국 교수가 '진상 규명 및 복권의 법률적 검토'를 주제발표한
다.

학술회의의 발표와 토론 내용이 전집 6권을 구성한다. 이에
앞서는 1권은 독립운동기로부터 진보당 사건에 이르기까지 조봉
암이 직접 쓴 글들을 모았다. 박헌영에게 보낸 편지, 평화통일의
방안을 논한 글로부터 옥중 생활기까지 30여편의 글들이 실려있
다. 2권과 3권은 조봉암의 활동과 관련된 자료들을 모았다. 조선
공산당 자료의 관련 문건, 신문 스크랩, 미군정 정보보고서의 관
련자료 등이 실려있다. 하바드대학 엔칭연구소가 소장한 '사찰요
람'도 수록했다. 이어 4권은 진보당 관련자료, 5권은 그 가운데
'진보당 사건'과 직접 관련된 자료들의 모음이다. 조봉암과 진보
당 활동을 했던 당원들의 육성이 6부에 학술회의 내용과 함께 실
린다.

전집 편집을 맡은 정태영 박사는 "진보당과 사회민주주의에
대해 얘기하는 자체가 금기시돼왔고, 자료에 대한 접근도 어려워
30주기에 맞춰 내려던 전집이 10년이나 늦게 나오게 되었다"며
"죽산의 사상에 관한 심층적인 첫 논의가 될 이번 행사가 우리
사회의 올바른 진보 노선 설정에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죽산 조봉암 추모사업회 (02)702-3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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