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 민영미씨 억류 사건의
전후 과정에서 정부와 현대의 대처에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우선 민씨 억류사건은 만 하루가 넘도록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와 현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추가 관광선을
북으로 보냈다. 서해 교전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심상치 않은데다 억류
사건까지 발생했는데도 수백명의
관광객들을 [위험지대]로 보낸 것이다.

정부는 햇볕 정책의 손상을, 현대는 당장

관광 중단에서 입을 금전적 피해를

우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만하다.

민씨가 억류된 것은 20일 오후 5시쯤.
그런데도 현대는 이날 오후 5시 40분쯤
금강호를 동해항에서 출항시켜 북으로
들여 보냈다. 현대측은 "금강호 출항후에
현지에서 연락이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뒤늦게라도 금강호의 회항 조치등을
취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현대가 민씨 억류 사실을 정부에 보고한
것도 5시간 이상 지난 이날 밤
10시30분쯤이었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현대는 보고 지연에대해
"관광객들이 크고 작은 규칙 위반으로
가끔 조사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쉽게 끝날 줄 알았다"고 정부에
해명했다.

현대는 사건 발생 이튿날인 21일 민씨가
탔던 풍악호의 승객들을 예정대로
금강산 관광에 나서게 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정부는 이날
오후 4시에야 [민씨 석방이 안될 경우
관광선 출항 금지] 지시를 현대에
내렸다. 그러나 현대는 정부의 이
지시마저 무시하고 오후 5시 30분
봉래호까지 동해항을 출발시켰다가
1시간30분 뒤에야 부랴부랴 뱃머리를
돌렸다. 정부가 민씨 억류사실을 언론에
발표한 것은 이날 저녁 8시였다. 사건
발생 27시간이 지난 후였다.

문제는 정부와 현대가 민씨가
억류당하는 일이 발생했음에도 승객들의
신변 안전 확보를 위한 특별한 대책을
강구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서해 교전(15일) 사건 직후,
금강산 관광객들에대한 북측의 "신변
보장을 약속한다는 회답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누가 어떤
형식으로 보장한 것인지도 밝히지
못하는 애매한 약속을 믿고 관광객들을
계속 보내다가 민씨 억류 사건을 당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