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 가까이 굳어있던 바둑의 덤 제도가 일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다음 달 3일부터 시작되는 제4회 삼성화재배 세계오픈바둑선수권대회는 이번
대회부터 덤을 현행 5집반에서 6집반으로 상향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해 LG배 세계기왕전이 처음 덤 6집반을 채택한 데 이어 삼성화재배도
덤을상향시킴에 따라 조만간 국내에서 개최되는 각종 기전의 덤 제도 역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흑과 백이 교대로 착수하는 바둑은 흑을 쥔 사람이 첫 수를 두기때문에 유리하다고
판단,백에게 덤을 주고 승부의 균형을 맞춰왔다.
현대 바둑을 개척한 일본은 지난 56년 백에게 주는 덤을 4집반으로 결정했고 70년대로
접어들어 5집반으로 고쳤다.

바둑 발전기에 놓였던 한국과 대만 등은 일본의 제도를 본떴고 자연스럽게 국제룰이
5집반으로 굳어졌다.

그러나 대다수 프로기사들은 5집반을 공제하더라도 바둑에서 흑이 먼저 둘 수있는
「선착의 효」가 두터워 흑을 쥐고 싶어한다.

이 때문에 지난 88년 시작된 대만의 응창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는 출범 당시부터
기존 제도에서 탈피해 백에게 8집의 덤을 지급했다.
프로기사들은 응창기배의 덤 제도는 지나친 파격으로 평가하지만 현행 5집반의덤은
무조건 흑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더욱이 최근 국제적으로 바둑 고수들이 대거 출현해 초반 정석과 포석이
대부분 파헤쳐지자 「선착의 효」는 더욱 두드러졌고 각 대회마다 「흑번 필승」의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삼성화재배가 덤을 상향한 것은 현행 제도가 흑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국기원도 시대의 조류에 따라 덤 제도를 바꾸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