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유부녀지만, 드라마에서처럼 가슴 떨리는 사랑의 감정을 다
시 한번 느끼고 싶다.".
'386 사랑법'의 또하나의 특징은 '기혼자의 애인 만들기'다. 1996
년 가을 MBC TV가 방영한, 이창순 PD 연출의 드라마 '애인'은 그같은
386의 감성을 건드려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는 서로에게 다가가고 싶
지만 그러지 못하는 유부남 유부녀 애인의 처지를 같은 벤치에 앉지
못하고, 2개의 벤치 양 끝에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은유적 표현으로
처리했다. 드라마 주인공 유동근 황신혜 패션 붐을 일으키기도 했
다. "정신적 불륜도 불륜"이란 비판도 받았지만, 386은 내 얘기인양
즐거워했다.
이창순 PD는 다음해 초여름 386 부부의 사랑법을 그린 또다른 드
라마를 선보였다. 이혼을 소재로 한 MBC 미니시리즈 '추억'. 최진실
김승우가 나온이 드라마는 각기 애인을 사귀었거나, 사귀고 있는 부
부가 성격차이로 이혼하지만, 결국 아이를 생각해 다시 결합하는 과
정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우리 부부 미래는 우리 둘만의 것이 아니
라, 상우(아들)의 미래까지 포함된다"는 이유.
김 모씨(37·성균관대 81학번)는 "요즘 직장내에서 '애인' 없으면
바보라는 말이 있다"며, "그러나 어느 정도 가까운 애인인지는 다들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만나 대화하고 즐겁게
지내는 정도지, 잠을자지는 않는 게 정도"라며, "바람이 나도 아이를
생각하면 이혼은 안된다는 게 남자쪽 생각"이라고 덧붙인다. 마치'애
인''추억', 두 드라마 이야기를 섞은 것 같은 얘기다.
조 모씨(36·연세대 83학번)은 "결혼한 386들중 남자든 여자든 이
성의 친구를 가진 이가 많은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며, "우스갯소리
로 아내에게 '누구에게 전화왔나' 묻는 것은 실례란 말까지 나온다"
고 했다. 부부도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이해하고 제약하지 않는 자유
를 이제 '어느 정도' 획득한 세대란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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