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평온을 찾은 연평도. 18일 이 섬 한켠에 있는 '6용사 충혼탑'
앞에 조희준(70), 박만업(71), 김상조(74), 김유성(70)씨가 발걸음을
멈췄다. 이들은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와 이 섬을 지킨 향토방위대 30
명의 일원이었다.
"그땐 젊은 혈기 하나로 섬을 지키겠다고 나섰어. 무서운 게 없었
지."(김상조씨).
연평도 토박이인 이들은 서울 수복 후 황해도 해주에서 훈련을 받
고 향토방위대로 편성돼 황해도 일대의 북한군 토벌작업에 참가했다.
"우리 중 15명은 해군 503함대의 구월산 공비 토벌작전도 참여했
어."(김유성씨).
향토방위대는 해주 인근 '미력골'이란 마을에서 북한군과 마주쳤
다.
정규병력이 아니어서 무기라고는 노획한 북한군 총이 전부였고,실
탄도 부족했다. 논두렁 하나를 사이에 두고서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
졌지만 역부족이었다.
"상대가 안되는 싸움이었지. 결국 마을 청년 6명이 죽고 말았어.".
이들은 사흘 밤낮을 산길로만 걸어 겨우 연평도로 되돌아가는 배
를 탈 수 있었다. 이들은 마을 향토방위대를 재정비하고 해군 함정과
협조해 북한군의 침입으로부터 연평도를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입을 모아 "민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지
금의 상황은 비극일 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