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서해사건과 관련, 17일 강력한 대응태세를 유지하면서도 고조된 긴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성태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8시쯤 구내식당에서 참모들과 아침을 함께 하며 합참
정보본부장으로부터 북한 동향을 보고받고 필요 이상으로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고 지시, 서해상
긴장사태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싶은 심경을 피력했다.

합참 고위 정보관계자는 "지난 15일 교전 후 북한 함정들이 한계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정박하며 남하 시도를 하지 않는 점으로 미뤄 또다른 한계선 침범 가능성은 미약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북한이 종전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이뤄진 해군 함정간 교전에서

완패한데다 미군전력이 대폭 보강, 극도로 위축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새로운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전군에 걸친 강력한 경계태세를 유지하되 북한을 자극하는 행동은 최대한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차영구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측이 더이상 추가도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교전이 있었던 지난 15일 이후 현재까지의 전반적인 분위기로 볼 때 이번
사건은 이것으로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차 대변인은 "어제와 오늘의 상황을 볼 때 특별히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징후가 없다"며
"남북한 모두 한반도에 대화와 협력이 정착돼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간 화해와 협력, 교류, 대화를 조기 정착시키는 것이 양쪽 모두 이기는
길"이라며 시종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해가며 사태의 조기 수습을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국방부는 또 이날 오후 2시 1-2-3군사령관, 특전사령관, 공군작전사령관 등 주요 작전지휘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갖기로 했던 작전지휘관 회의를 연기, 오는 28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로
대체키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의 특이한 동향이 없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현장
지휘관들을 불러들여 북한측을 자극할 필요가 없고 지휘관들은 현장에서 경계와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한미 연합사 관계자도 "16일 남해안 해군기지에 도착한 미 해군 핵 잠수함은 통상적인 훈련의
일환으로 온 것이며, 훈련을 마치고 오늘 중 철수할 것으로 안다"며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이날 폭풍주의보가 해제된 서해상에서 북한 경비정들은 북방한계선 북쪽 6㎞ 지점에
하루종일 정박, 우리 영해를 침범하지 않았고 우리 고속정들도 완충구역 남단이나 밖에서 대치,
소강상태를 보였다.

정부는 긴장국면을 마무리하기 위한 비군사적 측면의 대책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결렬된 장성급 회담을 재요구하는 한편, 21일로 예정된 남북 차관급 회담을 계기로
[대결에서 대화로]의 국면 전환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외교적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정 등 강경대응보다는, 중국과 러시아 미국 등을
통한 우회적 설득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통일부가 비료수송선의 안전보장 채널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 "이 채널을 공개할 경우
남북관계가 훼손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남북간에 뭔가 물밑접촉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