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는 몸 크기가 15∼30㎝에 불과하지만, 드넓은 대양을 건넌
다. 번식지인 시베리아 대륙에서 태평양 너머 남반구 호주까지 무려
1만㎞를 단숨에 날아간다. KBS 1TV '환경스페셜'은 이런 도요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한 야심적 다큐멘터리 '도요새, 1만㎞의 여로'를 16
일 밤 10시15분에 방송한다.

제작진은 2년 동안 한국과 호주 일본 러시아 등 도요새 이동경로
에 있는 4개국 도요새 전문 연구자들을 취재했다. 호주 도요새연구
회, 일본 야조회산하 조류 위성추적조사팀과 야마시나조류연구소 이
동경로팀, 러시아 킹간스키 자연보호구연구팀, 한국 환경연구원 조
류이동경로팀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다.

지난해 8월 호주 서부 해안에서는 한국에서 관찰용 가락지를 부
착해 날려보낸 뒷부리 도요가 발견됐다. 97년 만경강 하구에서 붙잡
혔던 도요새였다. 직선거리로 무려 6300㎞를 날아간 셈이다. 도요새
는 이곳에서 에너지를 보충한 뒤 호주 서부지역에서 월동하는 것으
로 확인됐다.

일본 야조회 산하 조류 이동경로조사팀은 높은 기술력을 뽐내듯
인공위성을 이용해 도요새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위성송신장치를 부
착한 알락꼬리마도요가 호주에서 러시아까지 이동하는 모습을 컴퓨
터그래픽으로 보여줬다. 이 알락꼬리마도요가 98년 강화도 인근에서
10여일 동안 머물렀던 사실도 확인했다.

국내외 도요새 연구자들은 서해안 갯벌이 도요새들의 중간기착지
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입을 모았다. 호주 도요새 연구회와 국
립환경연구원은 전세계 붉은어깨도요와 큰뒷부리도요의 절반 이상이
만경강-동진강 하구 갯벌을 거쳐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제적 희
귀조인 넓적부리도요는 이곳에서 97년 50여마리, 98년 180여마리나
관찰됐다. 쇠청다리도요사촌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갯벌이
파괴되면서 도요새 생태도 위협받고 있다. 장거리 비행을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도요새는 중간에 먹이를 먹고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갯벌을 필요로 한다. 장거리 여행 때 기름을 넣는 주유소에 비
견된다.제작팀은 "개발을 구실로 갯벌을 오염시키는 행위는 결국 도
요새의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환경파괴라는 걸 새삼 확인했다"고 말
한다. 수많은 도요새떼가 서해안 갯벌을 뒤덮으며 날아오르는 장관
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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