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8시 국방부 청사 지하벙커 지휘통제실.

북한 경비정들의 잇단 월선
대응작전을 지휘하는 이 곳에 조성태(조성태) 국방장관과 김진호(김진호)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긴급 군사상황 회의를 열기
위해서였다.

조 장관은 합참 지휘통제실장으로부터 북 경비정 4척이 오전 4시쯤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서쪽 10㎞ 지역에서 북방한계선 남쪽 3㎞까지 넘어왔다는 보고를

받고 {결연한 의지로 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지시는 합참 작전본부와 해군 작전사령부를 통해 박정성 해군
2함대사령관에게 긴급전달됐다. 이에 따라 대북한 경비정 군사작전에 사실상
돌입했다.

지시가 떨어지자 NLL 남쪽 완충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던 고속정 8척 외에 연평도,
대청도 등 서해상에서 경계활동을 펴던 초계함과 호위함 등 수십 척의 함정들이
긴급 작전상황에 돌입했다.

오전 10시48분. 북 경비정 2척이 추가로 남하해 NLL 남방지역에서 북 경비정은
모두 6척으로 늘어났고 우리 해군 고속정 8척과 뒤섞이면서 쫓고 쫓기는
해상질주가 시작됐다. 북한 경비정들의 남하가 계속되자 11시반쯤
2함대사령관은 충돌식 밀어내기 작전을 실행하기로 결심했다. 이는 현장
지휘관인 25전대장 김달윤 대령을 통해 현장 고속정 편대장들에게 전달됐다.

11시35분 성한겸(성한겸·35) 소령 등 5명의 해군 고속정(PKM) 편대장은 휘하에
있는 10여척의 고속정에 돌격명령을 내렸다. 지난 7일부터 닷새째 NLL 남쪽으로
내려와 우리 영해를 침범하고 있는 북한 경비정과 직접 충돌,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따라 11시40분 고속정 1척의 선수가 북한 상해급(150t급) 경비정의
함미(함미) 측면을 들이받았다. 충돌전법 사용에 대비, 튼튼하게 만들어진 고속정
선수는 북한 경비정 선미를 부숴놓았다. 이어 12시5분쯤에는 또다른 고속정
1척이 훨씬 큰 북한 대청급(400t급) 경비정 함미를 들이받았다.

5분 뒤엔 고속정이 북한 SO-1급(250t) 경비정 후미를 정면으로 들이받았으며, 2분
뒤엔 또다른 SO-1급 경비정이 또다른 우리 고속정에 의해 들이받혔다. 우리
고속정들과 크기가 비슷하거나 컸지만 취약한 선미를 받힌 북한 경비정은
5∼10노트 내외의 속력으로 북쪽으로 달아났다.

갑작스러운 충돌공격을 받은 북한 경비정 중 2척은 운항이 어렵게 되자 나머지
2척의 경비정이 손상이 심한 2척을 예인, 느린 속도로 북방 한계선을 넘어갔다.
그러나 우리 고속정들은 작전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경미한 피해만 입었다.

북한 경비정들의 퇴각사실은 고속정 뒤쪽에 있던 초계함, 호위함, 구축함은 물론
현장에서 100여㎞ 떨어진 인천 2함대사령부 지하 벙커 지휘통제실에도 곧바로
알려졌고 해군장병들의 환성이 터져나왔다.

해군 고속정들은 북상하는 경비정을 추적하다가 북한 해안에 배치된 사정거리
83∼95㎞의 [실크웜] 및 [샘릿] 지대함(지 함) 미사일과 해안포의 공격징후를 포착,
완충구역 남단 지역으로 물러나 경계활동을 폈다.

우리 해군의 저돌적인 밀어붙이기에 놀란 북한 경비정 6척은 오후 2시15분쯤
북방한계선을 넘어갔다가 이중 3척이 2시50분쯤 꽃게잡이 어선 보호를 위해 다시
NLL 남쪽 3㎞지점까지 내려오면서 NLL을 둘러싼 공방전은 오후 늦게까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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