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8일 도쿄
히토쓰바시대학에서 [새로운 천년의 한일관계]라는
주제로 강연한 뒤, 일본 학생들, 그리고 한국인 유학생들과
각각 간담회를 가졌다. 일본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선
일본어로 답변을 한 그는 IMF위기에 대한 질문에
{언론자유가 중요하다}고 엉뚱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 일본학생 간담회
남북통일문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가장 중요한 게 북한문제이다. 내가 김일성과 정상회담을
하기 1주일 전에 김일성이 죽어버렸다. 그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미국과 같이 의논을 했다.
클린턴과도 직접 전화를 했다. 클린턴과 나는 한밤중에도
전화를 주고받는 사이이다. 클린턴과 나와는 정상회담과
관련, 서로 반대되는 내용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북(대북)관계에 대해 두 사람이 비밀전화를 많이 했다.
클린턴과 나의 중요한 대화는 지금은 밝히지 않겠지만,
페리도 얼마 전에 말했는데, 북한이 곧 망할 것이라는
것이며, (망하더라도) 어떻게 망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북한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북한은) 한국이나 일본과의 관계에는 관심이 없다. 이것이
북한의 태도이다. 어제 김영남이 상해에 갔는데, 상해는
경제학적으로 중요한 도시이다. 그런데 경제문제와
관계없는 국방장관 등을 대동하고 갔다. 이상하다.}

한국의 IMF 경제위기에 대해 박정희(박정희) 때부터 위기가
이뤄진 역사적 문제라고 말했다. 본인의 책임은 없다는
얘긴가.

{(학생이) 한국언론을 전공한다고 했는데, 그거 전공하지
않는 게 좋겠다. 내가 23일간 단식할 때 제1의 요구가
언론자유였으며, 민주주의 수호였다. 요즘 방송에는 내가
말한 게 안 나온다. (한국)신문에 (내가) 일본에 온 사진이
한장도 안 나왔다. 그것이 오늘의 한국이다.}

그건 87년 민주화 선언 이전 상황 아니냐.

{한국은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나라가 아니다. 한국은 일본,
유럽과도 다르다. 사장, 이사, 국장 다 위에서 임명한다.
기사를 써서 보내도 신문에 안 난다.}

좀 전에 질문한 경제위기 책임에 대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경제위기가 내 임기중 있었으므로 내 책임이 있다고
인정한다. 동시에 경제위기는 박정희 시대부터 부자가
1%이고 가난한 자가 99%였던 데서 비롯됐다. 빈부격차가
말도 못했다. 재벌도 문제이다. 이것이 경제위기의
원인이다. 내가 야당총재 때, 국회에서 제명됐다. 그리고
부마항쟁이 있고, 10·26이 있었다. 박정희는 나를
제명한 데서 시작해서 죽게 됐다. 내가 당선되고 나는
일전도 누구에게서 받지 않았다. 옛날부터 쿠데타로 집권한
세력은 다 돈을 받았다. 안가(안가)라는 게 있는데, 기생과
가수를 불러 놀고, 돈 많은 사람 불러 돈
받는 곳이다. 취임 후 안가를 없앴다. 3성, 4성 장군 전부
쿠데타한 군인은 별들이라도 떨궈냈다. 김대중씨는 대통령
될 가능성이 전혀 없었는데, 내가 다 청소해줘서 됐다.}

새로운 한-일관계를 말씀했는데, 재일 한국인들은
차별이 심하다.

{국민들이 한-일문제는 잘 알고 있으나, 차별문제는 잘
모르고 있다. 역사를 알아야 어제를 알고 오늘을 안다. 내가
하시모토 총리에게 얘기를 해서 한-일역사공동연구회를
만들었다. 잘못된 역사를 꼭 정정하자. 학교 얘들에게 잘
가르쳐야 한다. 과거, 현재, 미래를 잘 가르치자고 했다.
백년 전 역사가 가장 중요한데, 잘 모르고 있다. 백년간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 한국학생들과의 간담회

한-일 문화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중요하다. 한국에 들어온 일본만화 같은 것은 주로
폭력적이다.}

한국영화 [쉬리]도 폭력적이지만 잘된 전쟁영화라고
들었다.

{나는 아직 못 봤다. 다음에 보고서 또 만날 기회 있으면
얘기하자.}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도 중요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언론이 지금 독재정권이 잘못되고 있는 일들을
감추기를 바라니까 (기사를) 안 쓴다. 지금 세계는 하루에
동시에 다 전달되고 빛보다 빨리 전달되는데, 감출 수
없는데 자꾸 감추려 한다. 박정희 대통령 때 내가
뉴욕타임스 회견 때문에 제명됐는데, 죄명이 외국 가서
한국정부 욕하지 말라는 거였다. 아니, 사람말이
한결같아야지 어찌 외국 나간다고 말이 다를 수 있나.
부시나 카터가 나라 얘기를 밖에서 안 하는데 어쩌고
언론이 그렇게 쓰는데, 이거 미친놈이다. 그 나라는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다. 나는 가만히 있는 게 죄악이다.
아무도
말 안 하니까 독재자를 독재자라 해야지.}

김 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열린 강연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IMF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면서 {자국민에게
한없는 슬픔과 눈물을 안겨주는 독재자들은, 특히 아시아의
독재자들은 하루속히 국민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돌려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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