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여성들이 사회에 진입하면서 기혼여성에 대한 여성 내외적 시각이
크게 바뀌었다. 남편과 자식이라는 '굴레'를 거부하고 당당하고 자유로
웠던 젊은날 시간을 연장하려는 욕망이 터져나왔다.
지난 93년말, 서울 한 백화점 광고에는 '미시족'이라는 용어가 등장
했다.
'아줌마'로 싸잡아 불리던 주부들에게 붙여진 새로운 이름. 미시
(Missy)는 아가씨 같은 외모를 지닌 20, 30대 주부. 고학력이면서 당당
하다. 가족에게 희생해온 40대 이상 주부들에 비해 자신에게 과감히 투
자하며, 직업이나 공부, 외모 가꾸기 등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신세
대주부들이다.
794년 KBS 1TV 일일극 '당신이 그리워질 때'에 여주인공으로 등장한
탈랜트 박지영(31)은 당시 미시족의 상징이었다. 시집생활에서 남편과
시부모에게 당당하게 자기 주장을 하는 '처녀같은 며느리'. 시대 분위기
에 맞물려 각 TV채널에선 미시족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쏟아졌다.
광고 역시 미시족을 빼고는 얘기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성계에서는 '처녀를 닮은 미모' '가사 및 사회일에 두루 통
달한 원더우먼' 같은 외형적이고 허구적인 이미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여성해방이 아니라 오히려 더 두텁고 교묘한 여성비하라는 비아
냥도 나왔다.
허상이었건, 실제였건, 2000년을 눈앞에 둔 지금, 거리와 가정에서는
그 미시족을 상시적으로 만날 수 있다. 미시족은 구매력이 크고, 여성들
간 유행을 선도하는 경향이 강해 백화점과 패션업계에서 주목하는, '여
전히 존재하는' 집단이다. 386주부가 창조한 새 군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