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재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은 4일 승리의 여세를 몰아
포항 실내체육관에서 현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는 대규모 '국정평
가대회'를 가졌다. 송파 갑에서 완승한 이회창 총재, 이기택 고문,
양정규 강창성 부총재, 이상득 정책위의장 등 의원 50여명을 비롯
해 5000명이 넘는 인파가 참석,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단상에 올
라오는 연사들도 재선거 승리에 고무된 듯 '옷 뇌물 의혹사건'
'김태정 법무장관 유임' 등을 단골메뉴로 끄집어내, 여권의 실정
을 공격했다.
원내 진출 후 첫 장외집회에 참석한 이 총재는 오전의 기자회
견에 이어 또다시 김태정 법무장관의 해임과 특검제 도입을 주장
했다. 이 총재는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정책을 밥먹듯 하는 정권,
실업자를 양산해 가장들을 길거리에 헤매게 한 정권, 도덕성이 땅
에 떨어진 정권에 대해 국민들이 이번 재선거를 통해 매서운 심판
을 보여줬다"며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정권의 말로가 어
떤 것인지 철저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가 한마디
할 때마다 참석자들은 '이회창'을 연호했고, 한 참석자는 "속이
다 시원하다"며 후련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기택 고문은 "실업자가 200만명이 넘고, 중소기업이 장사가
안돼 허덕이고, 학교에 가면 밥을 굶는 아동들이 많은데도 '사모
님'들은 밍크코트를 둘러입고 다니고, 경기지사는 관사에서 생일
잔치나 하고 있다"며 "김대중 정권은 집권 1년이 조금 넘자마자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총재가 앞장서서 이런 정권에 대해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수위를 높였다.
박헌기 경북도지부장은 "시중에 김 대통령이 정국을 만취운전
하듯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언제 차를 박을지 모르니까 우
리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
장했다. 박 지부장은 또 "외국언론에서 김 대통령이 군주로 군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라고 비난했고, 강재섭 대구시지부
장은 "이 정권에 붙어있는 장관은 모두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장
관부인들은 모두 공주병 환자"라고 한 뒤 "김 대통령도 내가 임명
했으면 됐지 너희들이 뭔데 까부느냐는 식의 영웅병환자"라고 꼬
집었다.
행사를 주관한 이 의장측은 2000여명 정도 참석할 줄 알았는데
배가 넘는 수가 체육관을 가득 메우자 "민심이반이 이 정도인 줄
을 몰랐다"고 흥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