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영화 심의는 영화협회(MPAA) 자율규제 사항이다. 66년 '누
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에 성관계를 뜻하는 속어 'Screw'가 처
음 등장하자, MPAA는 제작사 워너 측과 협의해 이 단어를 삭제했다. 몇
달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욕망'에선 메이저영화사(MGM) 작품으론
첫 누드신이 나오자캘리포니아 상품윤리국(PCA)이 승인을 거부하는 '사
건'이 발생했다.

68년 미국 대법원이 어린이들의 성인용 책과 영화 접근을 막는 근거
를 제시하자, MPAA는 창립 46년만에 4단계 등급제를 도입했다. G(모든
연령) M(일부 내용 어린이에게 부적절) R(16세 미만 보호자 동반) X(17
세미만 관람불가)로 출발한 등급제는 몇차례 수정을 거쳐 현행 G PG PG-
13R NC-17, 5등급으로 정착됐다.

미국 영화등급은 각국 등급제에 기본 골격이 됐다. 뉴질랜드의 경우
G(모든 연령) PG M(15세 이상) R(18세 이상), 넷으로 나눈다. 한국도
연소자 관람가, 12세(12세 미만이라도 부모나 보호자 동반하면 관람가),
15세, 18세 이상, 네 등급으로 시행해오다, 개정 영화진흥법과 공연법
에 따라 지난 9일부터 15세 등급을 폐지했다.

이를 두고 "청소년 관람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찬성론과 "15세로 세
분되던 영화 대부분이 18세 등급으로 올라가 제작과 배급에 큰 타격을
입는다"는 반대론이 맞선다. 당장 충무로엔 후자쪽 불평이 더 많다. 미
국 등급제 기본 정신이 '관람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는 데 있음은 한번
새겨볼 일이다.

(* 오태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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