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간다. 우리가 느끼는 변화는 만물은 흐른다
(판타 레이)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흐르는 정도가 아니라 눈이 핑핑
돌도록도처에서 새 지식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우리 나라
소설을 더 자주 읽는 것은 살고 싶은 욕망, 나의 내부에서 여유를 길어올
리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김원우의 '일인극 가족'(프레스21)은 모든 것이 변해가면서 모든 열정
들이 중동무이되는 1990년대 말의 허무감을 50대의 한 약사를 통해 그려
내고 있다. 작가의 공들인 문장과 생생한 성격 묘사들이 우리 정신의 속
살을 헤집어 개념으로는 거의 포착할 수 없는 당대의 삶을 들여다보게 한
다.

김다은의 '러브버그'(해냄)는 책을 매개로 우리 시대의 현실과 환상들
을 교차시키면서 진행되는 고급한 추리소설이다. 이 안팎의 경계가 사라
진시대에 세상에 대해 사색하고 글을 쓰는 행위의 의미를 파헤치고 있다.

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문학과지성사)는 이런 시대를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착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다. 작가 특유
의 서정성과 정서적 감응력이 이 낡고 오래된 잠언을 놀라운 긴장으로 되
살려놓고 있다. ( 소설가·이화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