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층 부인들의 관심사중 하나는 '혼맥'이다. '간택'이란 옛날
궁중용어가 어울릴만큼 상류층 간의 혼사가 많기 때문이다. 혼수에
들어가는 돈도 많다.

2년 전 맏딸에게 혼담이 들어온 지 1주일 후 B그룹 회장에겐 두
툼한 리포트가 제출됐다. 학력-재산-건강-성격…. 내용중에는 장차
시숙이 될지도 모를 고위직 인사의 30년전 병역면제 사유까지 담겨
있었다. "언제 병역문제가 불거져 집안에 누가 될 지도 모른다"는
게 이유였다.

이처럼 상대를 까다롭게 고르다보니 상류층의 혼맥은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다. A그룹 실제와 정부 고위직에 있던 B씨는 사돈간

이다. 그 그룹 총수 아들도 전에 정부 고위직을 지낸 인사의 딸과

결혼했다. C그룹 회장은 아내가 전직 장관의 딸이고, 아들은 다른

재벌가의 딸과 결혼했다. D그룹은 30대 그룹 3곳과 사돈관계이며

전직 대통령, 현역의원, 전직 고위직인사 등과 인연을 맺었다.

이런 현실이어서 상류층 부인들 주변에는 중매업자들이 몰린다.

강남 최고의 '업자'로 불리는 E씨 수첩에는 혼인을 앞둔 장-차
관 자녀와 재벌가 2세들, 변호사, 판-검사, 의사, 건축사, 변리사
등 전문직 인사 자녀 명단이 수백명 들어 있다. "한건만 성사시키
면 1000만원 이상의 소개료를 받는다"고 그는 말했다.

어렵게 상대방을 고르다보니 일부 상류층은 '체면'을 위해 혼수
품 장만 경쟁을 벌이는 일이 흔하다. 보석-시계-귀고리-목걸이 등
예물, 한복 이부자리 등 예단, 시부모용 밍크코트 등을 합쳐 액수
가 수억원대에 이르기도 한다고 한다.

실제로 한 외제 보석류 직수입 매장에서는 강남 아파트 32평형
한채 값에 해당하는 2억8500만원짜리 반지를 판매하고 있고, 모 재
벌은 유명 침선장이 만든 이부자리에만 2000만∼3000만원, 유명 한
복디자이너가 제조한 옛날 왕비들이 입던 대례복 값으로만 1500만
원 이상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명 백화점의 수입품 코너에는 자기접시 하나가 61만1000원∼
329만8000원에 팔리고 있으며, 커피잔-주전자-크림-설탕기로 구성
된 6인조 커피세트값이 380만∼400만원, 촛대가 1300만원, 덴마크
왕실에서 사용하는 40∼50개 짜리 '플로라 다니카' 식기세트 가격
이 1억원 가량이다. 이 식기세트는 식기테두리에 금가루를 붓으로
바르고 꽃무늬를 그려넣은 제품으로, 주문 후 최고 6개월∼1년이나
기다려야 하지만 한 점원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고 귀띔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