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171)=
어느새 석양이 유리창을 통해 비스듬히 대국
실로 비껴들기 시작한다. 바둑이 시작된 지 7시간, '1분 바둑'에 들
어간 지도 1시간이 가까워 오고있다. 흑 백 모두 초반 물쓰듯 장고
했던 까닭이다. 기록자 김형환군의 초읽는 소리가 긴박감을 더해준
다.
순간 루이 구단이 빼꼼이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관전 중인 기사
들 옆으로 조용히 다가선다. 옆방 기사실에서 기보를 검토하는 것만
으론 도저히 못 견디겠던 모양이다. 사람좋은 그녀지만, 굳은 표정
때문에 지금은 별명 그대로 '마녀'처럼 보인다. 위기의 남편을 좇아
탄우 쏟아지는 격전장에 뛰어든 아내. 아직 '짝'이 없는 안조영이
졌더라면 더욱 서러울 뻔했다.
151은 국후 검토 때 또 한번 아내로부터 질책을 받은 수. 이보다
는 152가 더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랬더라도 반면 승부 정도로,
승패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155를 생략하면 참고 1도 백 1의 치중으로 107까지 귀의 흑이 패
에 걸린다. 156은 '확인사살' 같은 수로 사실상 여기서 승부가 끝났
다. 195도 안두면 참고 2도의 수순으로 역시 패. 흑 4로 5는 백 A로
죽는다. 이 바둑은 216수까지 이어졌으나 이후 수순은 무의미하므로
총보로 넘긴다. (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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