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예술의 전당 앞에 횡단보도를 만들자!.
예술의 전당이 녹색교통운동, 장애우 권익문제 연구소와 함께 시민
서명 운동에 나섰다. 25일 저녁 음악당 앞에서 '횡단 보도 설치' 서명
캠페인을 가졌다. 지난 5일부터 시작한 서명에는 1만여명이 참가했다.
횡단 보도 설치는 예술의 전당 앞 왕복 10차선 남부 순환로를 걸어
서 건널 수 있게 해달라는 것. 최근 광화문 네거리 횡단보도 설치 등
에 고무받았다. 예술의 전당은 "공연 관객 뿐 아니라 산책, 결혼 사진
촬영 명소로 하루 평균 7천여명이 찾는 공공 장소에 대한 시민들의'접
근권' 요구"라고 설명한다.
서울서도 가장 교통량이 많은 길 중 하나인 남부순환도로는 서초동
예술의 전당을 '피안의 전당'으로 만들고 있다. 지하철로 예술의 전당
을 찾는 사람은 남부순환로를 관통하는 지하도 1백개 넘는 계단을 오
르내려야 한다. 전당 건너편에서 음악당을 가려면 계단 만도 198개를
디뎌야한다. 지하도 내려가는 데 46개, 오르는 56개, 모두 102개를 걸
으면 미술 영상 자료관 앞마당이다. 여기서 오페라 극장과 미술관 앞
마당가지 가는데 26계단, 음악당까지는 70계단이다. 노인, 어린이나
장애자에게는 장애물 경주나 다름없는 노정이다.
그나마 예술의 전당 구역에 일단 들어서면 오페라 극장 지하 1층
엘리베이터와 음악당 옆 경사진 길(램프)를 이용할 수있지만, 지하도
는 완전히 속수무책이다. 요즘 지하철과 일부 공공 건물 계단에 설치
하고있는 휠체어 운반 장치조차 없다.
지난해 1년간 예술의 전당 공연장과 전시장을 찾은 사람은 232만
3237명. 하루 6천3백여명 꼴이다. 산책이나 사진 촬영을 위해 찾아온
사람은 제외한 숫자로, 봄부터 가을까지 날씨좋은 때는 평일 1만여명,
주말이나 휴일엔 2만명 이상 찾고 있으며 이들 중 60∼70%는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게 예술의 전당 추산이다. "예술의 전당 여러 공연장 객석
이 모두 8000석이고, 주차장은 1300대 수용입니다. 결국 대부분은 공
공 교통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처럼 접근하기 어려운게 근
본적 문제입니다." 이철순 기획홍보팀장이 말하는 것처럼, 예술의 전
당은 접근성에서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태어났다. 지하철 3호선을 건
설할때 예술의 전당 바로 앞으로 지나가도록 건의했으나 비용 문제로
무산되고 예술의 전당서 가장 가까운 역은 '남부터미널'역으로 명명됐
다. 그나마 최근 남부터미널이 폐쇄됨으로써 터미널 없는 터미널 역이
란 우스꽝스런 상황만 남았다.
예술의 전당이 횡단보도 설치를 처음 요구한 것은 97년 11월. 관할
경찰서인 서초서에 낸 이 요구는 이듬해 1월 교통규제 심의위원회 심
의 결과 '불가' 통보를 받았다. 서울시, 서초구, 문화관광부를 통해
계속 횡단보도 설치를 요구했지만 지난 3월 서울지방경찰청 심의에서
또다시 부결됐다.
예술의 전당은 남부순환도로 횡단보도 설치와 함께 자동차 처리 대
안도 내놓았다. 최근 교통환경연구원이 제안한 '2현시 3지 교차로' 시
스템을 적용하면 보행 신호 때 자동차들이 좌회전, 직진할 수 있어 교
통량을 50% 이상 더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