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제2기 경제팀은 '팀장'격인 재경부장관의 얼굴이
이규성 장관에서 강봉균 장관으로 바뀌었을 뿐, 나머지 핵심멤버
는 대부분 유임됐다.
진념 기획예산위원장,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 이헌재 금융감
독위원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 이는 1기팀의 경제정책 기조, 특
히 금융-기업-공공부문 구조조정 작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청와대가 이번 개각을 단행하면서 "강도 높고 지속적인 개혁
작업을 내실화하고 마무리하는 것"을 강조했다는 점도 이러한 전
망을 뒷받침한다.
오히려 강봉균 장관과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재벌개혁의 '선봉
장' 역할을 해왔던 것을 감안할 때, 요즘 이완기미를 보이고 있
는 재벌개혁의 고삐가 더욱 조여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강봉균 장관은 경제수석 재임시절 대우와 현대그룹의 구조조
정이 미진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피력한 적이 있다. 자동차 빅
딜과 관련, 이건희 삼성회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삼성자동차의 부
채를 상당부분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이런 점에서 재계는 강봉균 경제팀을 상당히 경계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벌써부터 정치권에서는 "총선에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기업구조조정을 올 가을까지 종결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
다. 따라서 사태전개 여하에 따라 강봉균 경제팀은 올 9∼10월중
'중대한 결정'을 요구받을 가능성도 적지않다.
재벌구조조정 이외에, 강봉균 경제팀은 4.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지난 1분기(1∼3월)의 경기회복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임
무를 맡고있다. 이진순 KDI원장은 "경기회복세를 견실하게 유지
해야 기업구조조정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으며, 실업률의 상승도
막을 수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재정지출 확대와 저금리 등 기존 거시경제정책은
별다른 변화 없이 미조정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이코노미
스트들의 분석이다.
또 강봉균 장관이 최근 중산층 보호대책을 여러 차례 역설한
점을 감안할때, 새 경제팀은 중산층과 근로자들의 부담을 덜어주
는 세제나 금융지원책 마련에 곧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해
지는 재정적자 해소, 21세기 새로운 경제체제를 갖추기 위한 지
식기반경제 구축작업도 새 경제팀이 매달려야 할 과제이다.
강봉균 장관은 신설되는 경제정책조정회의의 의장직을 맡아
경제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임무를 맡을 예정이지만, 정책조정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2차 정부조직개편에
서 재경부가 파워 있는 정책적 수단을 금감위(금융감독과 금융기
관 인-허가권), 기획예산처(예산배정권) 등 다른 부처에 넘겨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 때문에 강봉균 장관은 앞으로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정책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실정. 또 새 경제팀의 인적구성도
강봉균 장관의 조정역할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 같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행시 6회로 강 장관과 동기이고, 진념 장관은 고등
고시행정과 14회, 전윤철 공정위원장은 행시 4회로 한참 선배여
서 선임자 역할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런 점에서 정책조정권의 실질적인 권한(예산권)을 쥐고 있
는 진념 기획예산위원장의 역할도 주목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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