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디'나 '딜버트' 같은 미국 시사만화에는 애완동물인 개와 고
양이가 등장해 양념구실을 톡톡히 한다. 이에 비해 우리 시사만화에
는 동물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구미만화들은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거나 의인화하여 재미를 추구하나 우리 만화에선 인간끼리의 이야
기가 주류를 이룬다.
이것은 문화환경의 차이지만 이에 따른 갈등해소 방식도 사뭇
다르다. 동물이 등장하면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지나, 없으면 메
시지가 직설적이 되기 쉽다. 만화영화로 낯익은 '미키 마우스'나 '톰
과 제리'의 캐릭터들은 아무리 짓궂은 장난을 쳐도 밉기는커녕 귀엽
고 사랑스럽다. 인간을 골탕먹이는 에피소드를 보며 남녀노소가 재미
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도 동물들의 재롱 덕택이다.
우리도 '아기공룡 둘리' 같은 귀여운 캐릭터가 없는것은 아니지
만, 견원지간 등 동물세계를 반목관계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특
히 쥐와 고양이는 앙숙이다.'톰과 제리'에서처럼 유쾌한 유머로 그리
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에 쫓기던 쥐가 막다른 코너에 몰리면 물어뜯
는 것으로 표현한다.
요즈음 '수사권 독립'으로 불거진 검찰과 경찰간의 공방은 쥐와
고양이 관계를 방불케 한다. 검찰이 경찰 고위 간부를 벼락같이 구속
하고 파출소 감찰까지 하자 경찰 간부가 PC통신 등에 검찰을 비난하
는 글을 올렸다는 것은 일신의 위험을 무릅쓴 반격이 아닐 수 없다.
검찰의 일선 파출소 감찰은 그것이 아무리 검찰 고유업무라 해도 때
가 때인 만큼 '보복대응'이란 반발을 살만도 하다.
비단 검-경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는 이해집단간에, 특히 밥그
릇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개와 원숭이, 고양이와 쥐처럼 원수대하듯
상대를 몰아세운다. 서양 만화처럼 동물이 중재자로 나서 분위기를
순화하는 것이 아니라 수성을 드러낸다. 주위에서는 개가 닭보듯 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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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면봉 ○
-- 환경부장관에 연극배우 손숙씨. 연기력 아닌 실력으로 박수받을
수 있을지 궁금.
-- 클린턴 대통령, 대유고 '사이버 전쟁' 승인. 이젠 해커들이 무
공훈장 받겠네.
-- 국민회의 부산시지부 후원회 예상 외의 대성황이었다고. '예상
대로'가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