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유즈' 개념을 도입한 만화책 '이카루스'(4500원)가 나왔다. 작
가 한명이 자기 이름을 걸고 그리는 만화가 아니라, 제작팀 20여명이
1년 넘게 준비해 영상-음향-인쇄매체를 동시에 결합한 새 시도다.
제작사 청솔디지털프로덕션은 인물과 터치는 손으로, 배경이나 도구
는 2D와 3D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려냈다. 책 뒤편에 담긴 CD 한장에는
'이카루스' 1권의 오프닝과 엔딩을 짤막하게 담은 애니메이션 2편에 신
인 가수 김미은의 주제곡도 담았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노래의
결합이다.
PCN(부천카툰네트워크)이 주식회사를 창립한 데서 보듯, 기획단계부
터 애니메이션과 게임, 캐릭터산업, 테마파크를 한꺼번에 노리는 '멀티
유즈' 방식은 최근 만화산업에서 새로운 추세다. '이카루스'는 그런 노
력이 제품으로 나온 첫 사례인 셈이다.
제작팀 대부분이 만화계에서 신인이라는 점도 주목할 일이다. 이미
데뷔한 기성작가가 아니라 동인지 출신 신인과 만화 매니아들이 모여
집단창작 형식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각자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보자"
는 뜻으로 'Limitrix'라는 팀을 결성하고 원화, 3D, 시나리오, 콘티,
음악, 기획-홍보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카루스'제작에는 두천, 진로 같은 기업자본도 일부 참여한 것으
로 알려졌다. 제작팀은 이들 회사 이름을 자연스럽게 만화배경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PPL(Product placement) 광고를 응용해 자금지원에 '화
답'했다.
그러나 결정적이게도 '컨텐츠'가 아쉽다. 기본적으로 이런 시도가
성공하려면 만화 자체의 재미를 보장해야 하지만, '이카루스' 1권은 기
대에 못미쳤다는 평이다. 인간 마음과 같은 '크리스탈 하트'를 지니게
된 사이보그 이야기 '이카루스'는 그림과 스토리가 '약했다'라는 지적
을 받고있다. 'Limitrix' 문근영씨는 "6월에 내놓을 2권부터는 스토리
와 그림을 중점 보강하겠다"며 "매권마다 애니메이션과 주제가를 별도
로 CD에 담고 연말엔 비디오용 애니메이션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
다. '이카루스'가 만화적 재미를 보강한다면 이들의 '멀티유즈' 작업도
가시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 어수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