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차실의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문 앞에 돌확(석구) 두 개가 놓
여있고 돌확 언저리에는 작은 바가지 두 개가 놓여있다. 돌확은 지름
이 50∼100㎝ 정도인데 기호에 따라 크기를 선택해 사용한다. 대나무
홈통을 대 물이 고여들게 하고, 아래쪽 돌확에도 위쪽 돌확과 짧은 홈
통을 연결해 위쪽에서 넘치는 물이 아래쪽으로 모여들게 한다.
위쪽 돌확 몸통에는 감로천, 아래쪽 돌확 몸통에는 세심호라는 명
문이 새겨져 있다. 감로천 돌확의 물은 차 달이는 물로 사용하고 세심
호 물은 차를 마실 사람이 차실에 들어가기 전에 손을 씻는 물이다.세
심호에 손을 씻는 것은 마음도 같이 씻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차실에
들어갈 때는 왼발을 먼저 들여놓는데, 왼쪽 발은 본마음을 뜻한다.
차실에 들어갈 때 이미 종전 마음을 비웠다는 뜻이며, 비운 마음으
로 차를 달여 마시면 감로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차를 마시는
분위기가 소란스럽거나 바쁜 일이 있을 때보다는 한가로운 여가를 내
차를 마시면 차의 그윽한 정취가 한층 돋아난다.
차실에 들어갈 때 손을 씻고 마음을 비우듯이 세상의 바쁜 일, 여러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 대자연의 선율로 피어나는
차 빛깔과 향기, 맛을 즐겨 지친 마음을 씻어내면 관용하는 큰 마음,세
상을 사랑하는 마음이 돋아날 것이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기주장만 하는사람들이 차실을 방문하여 귀를 씻고 마음을 비워 마알
간 청취빛, 그윽한 향기, 오묘한 맛에 젖어드는 시간을 가지면 정답고향기로운 내음이 북돋아질 것이다. ( 스님 · 불교전통문화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