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화창한 날씨같은 음악을 선보여온 남성 듀엣 '일기예보'의
경력을 살펴보자. 89년 강변가요제 입상,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90년
(나들)과 91년(강현민) 입상, 93년 1집 '아 또 꿈꾸네' 이후 올해까
지 정규앨범 5장 발표. 스물 안팎이던 나들(31)과 강현민(30)은 어느
새 서른 고개를 넘겼지만, 둘이 들려주는 음악 날씨는 변함없이 맑고
밝다.

이들이 새로 내놓은 5집은 포근한 수채화 연작같은 앨범이다. 타
이틀곡인 첫 트랙 '뷰티풀 걸'은 거칠게 내지르는 강현민 보컬과 맑
은 고음의 나들음색이 어우러져 감미로운 노래다.


서로 눈빛만 보면
속내를 알만큼 오랜 팀웍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더빙을 여러번 반복
해 달콤한 화음의 매력을 극대화해온 '일기예보' 음악 전략이 잘 드
러나 있다. 여기에 '사랑해줘잉, 한눈 팔지 말아잉' 하는 애교까지
한껏 부려 귀를 간지럽힌다.

두번째 트랙 '그대만 있다면'은 클래식 연주와 록을 크로스오버한

감성적 록발라드다. 세번째 트랙 '아이처럼'에선 셔플 리듬의 비틀스

풍 복고 록으로 넘어간다. 뮤지컬 분위기를 가미한 '마이 러브'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조금씩 색깔을 달리하며 편안한 흐름을 이어갔다.가

사는 일관되게 사랑과 동심을 향해있다. 한마디로 소박하고 듣기 편

한 앨범이다.

하지만 음악이 너무나 부담없고 편해서일까. 문득, 날씨가 줄곧
쾌청하면 비는 언제 오고 번개는 언제 치나 하는 괜한 생각을 해봤다.

(김종휘 가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