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정부의 한 축인 김종필 국무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까. 지금까지의 분위기로는 적어도 처음 공동정부 조각 때와 같
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조각 당시 김 총리는 명확한 지분에 따라 마치 영토를 나누듯 내각
을 김 대통령과 분할해 배타적인 인사권을 행사했었다. 그러나 이번
개각은 거의 100% '정치 내각'이었던 당시의 조각과는 성격상 커다란
차이가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내각에서 정치색을 빼는 작업이다.
그래서 장관 후보 대부분이 관료나 전문가 출신이 될 수밖에 없고, 이
런 비정치적 인사에서 김 총리가 지분을 주장해야 할 실익이 크지 않
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그런 정황이 부분적이나마 나타나고도 있다. 총리실 어디에서
도 개각에 대비해 장관 후보군을 고르는 움직임이 없다.

측근들이 국정홍보처장을 김 총리 '지분'이라고 생각하고 "사람들을
물색해볼까요"라고 물었지만, 김 총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김 총리는
'국정홍보처장에 정치인은 안된다'는 청와대 입장이 공개적으로 나와
도 불쾌해하지 않았다. 최근엔 "내 생각도 그렇다"고 동감을 표시했다.
자민련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고르고 김 총리에게 추천하는 움직임이
적어도 아직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김 총리가 개각에서 '배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김
대중 대통령의 배려는 조각 때 못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청와
대가 준비한 인선자료를 바탕으로 하되 두 사람이 실질적인 인선 협의
를 하게될 것이란 추측을 총리실 관계자들은 하고 있다.

이번 개각의 시기와 성격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이미 충분히 대화하
고 있는 것 같다. 측근들은 "개각과 관련한 보고를 했지만 김 총리는
이미모든 내용을 다 알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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