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탄현면의 산골마을인 오금리 주민들은 요즘 '미친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한달새 개 4마리와 소 5마리가 발병,
파주 주민 11명이 미친개에게 물렸고 그중 1명은 사망했다. 30여 가
구의 주민들은 서둘러 개를 팔고, 덫을 놓아 돌아다니는 개를 잡고,
개줄을 튼튼한 쇠줄로 바꾸고 있다.
"개만 보면 주민들이 모두 피해다녀요. 문산읍에서는 개에게 물
린 사람이 공수병으로 죽었다고 하잖아요.".
이 마을에 '광견병 공포'가 닥친 때는 지난 4월13일. 마을 야산
정상에 있는 모 자동차정비공장에서 기르던 개 한마리가 갑자기 마
을로 내려와 주민 3명과 개들을 닥치는 대로 물었다. 신순희(59)씨
는 시내버스를 타려다 갑자기 달려든 개에게 손등을 물어뜯겨 5바늘
이나 꿰맸다. 신씨 등 주민들은 인근 연천의료원에서 한달여간 치료
를 받고 퇴원했다.
그러다가 한달 뒤인 지난 16일. '미친개'에게 물렸던 개 한마리
가 발병, 또 다시 개 4마리를 물고 도망갔다. 신씨는 "개만 보면 무
서워서 외출도 못한다"며 "미친개에게 물린 개가 더 있을 것 같아
주민들이 모두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겁에 질린 주민들은 다
투어 개를 팔고 있으며, 덫을 놓아 들개 한마리를 잡기도 했다. 김
갑순(65)씨는 "산골 마을의 집을 지키는 충견이 하루 아침에 미친개
로 변하니 우리 개도 어쩔 수없이 내다 팔아야겠다"며 한숨을 쉬었
다.
광견병은 너구리나 오소리 등 야생동물에 물려 광견병바이러스에
감염된 개나 소 등이 경련이나 침흘림 증상을 보이다가 죽게 되는
1종 법정전염병.
허길자 파주시보건소장은 "마을 야산에 너구리 등이 많아 광견병
이 돈 것 같다"며 "먹이가 없는 겨울이나 이른 봄에 너구리 등이 민
가에 내려와 개나 소들을 물어 뜯고 간 뒤 잠복기를 거쳐 4∼5월에
대거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그동안 광견병 감염이 확인된 개와 소를 모두 잡아 죽
였으며, 20일부터는 파주시의 2만4560마리 개에게 긴급예방접종을
하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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