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는 '퍼스트 파이어 세실 시어터'(First Fire Cecil Theatre),
'제일화재세실극장'이라는 묘한 이름의 연극 공연장이 19일 광화문 한
복판에서 문을 열었다. 이 극장은 21일부터 개관기념 작품으로 신과
인간, 욕망의 문제를 다룬 피터 셰퍼 원작의 '요나답'(원근희 연출)을
공연한다.
제일화재세실극장은 유서깊은 세실극장이 폐관 위기에 까지 몰린
것을 안타깝게 여긴 극단 로뎀 대표 하상길씨와 손해보험회사 제일화
재의 '문화후원 제휴'로 태어났다. 우리 공연장 이름에 후원 기업 이
름을 넣은 경우는 유례가 드물다. '말보로 테니스 대회'처럼 후원사
이름을넣는 '타이틀 스폰서십'이다. 일본에선 80년대부터 기업이 공연
장을 지원하고 그 댓가로 큰홍보 효과를 얻는 식의 제휴가 있어 왔다.
극단사계와 일본생명이 제휴한 일생극장, 산토리 위스키 회사가 후원
하는 산토리 홀, 마쓰시다 전기가 지원하는 파나소닉 글로브 극장등이
그런사례다.
세실극장은 76년 개관한 이래 국내 창작극 요람이었다. 그러나 80
년대 들어 연극 중심이 대학로로 옮아가면서 세력이 점점 기울기 시
작했다. 97년 극단 마당이 세실극장을 떠나 대학로로 옮기자 건물주인
대한성공회는 이 공간의 활용을 놓고 고민했다. 이를 전해들은 하상길
대표가 장기 임대 계약을 했으나 매달 수천만원씩 들어갈 임대료를 고
민하다가 제일화재측과 연결돼 2000년까지 1년간 제휴키로 했다. 극장
에 기업이름을 넣는 댓가로 제일화재는 세실극장 임대료 전액을 지원
한다. 하상길 대표는 "문화에 대한 기업의 '동정적' 후원에서 벗어나
양자가 서로 이익을 공유하는 적극적 제휴는 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것"
이라고 말했다.
(* 김명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