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재학생과 졸업자들이 너도나도 고시에 매달리는 이유는 일반 직장에 취업했을
때와 비교해 뚜렷이 차별되는 높은 보상체계와 신분상의 지위 때문이다.
조선일보 취재팀이 98년 사시에 합격한 사법연수원생 86명을 조사한 결과 합격자들의
평균 시험준비기간은 49.7개월이었다. 이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시험준비기간 4년을 금전으로 환산한 기회비용은 대략 1억1000만원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에 취업했을 경우 얻게 될 대졸초임 평균 연봉 1800만원과
사법연수생과 일반 고시생 150여명이 평균 생활비로 응답한 80만원을 4년치로 계산해
산정된 금액이다.
설문에 응한 사법연수원생 유효 응답자 70명중 35%(25명)가 사시에 매달리느라
잃어버린 비용을 만회하는 손익분기점이 35세라고 답했다. 30세가 18.6%(13명),
40세와 32세가 각각 11%(8명)였다. 35세이상이 돼도 손해가 없다는 답변이 결국 절반
이상(54.3%)을 넘어선 셈이다.
지난해 사법연수원 졸업후 곧바로 로펌(법무법인)에 입사한 변호사 A(33)씨의 첫
월급은 650만원(세후 480만원). 연봉 8000여만원으로 2년후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
또 올 1월 지방에서 변호사로 개업한 B(33)씨는 동기생 3명과 함께 개업해 넉달간
60여건을 수임해 사무실보증금-직원 3명의 월급을 제하고 매달 350만원을 벌었다고
했다. 그는 3년 반 후면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97년 세전소득
기준으로 직장생활 12년째인 시중은행 차장(38)의 연봉은 5344만원, 28호봉인
경찰총경(56)이 3921만원이었다.
고소득에 권력까지 손에 쥐면서 이들을 향한 유혹의 손길도 많다. 일부 합격자들이 전
청와대 수석, 재벌회장, 국회의원, 검찰총장, 군 장성, 의사를 장인으로 뒀다는
[혼맥(혼맥) 리스트]가 법조와 공무원사회에서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평범하게 결혼한
다수의 고시합격자들은 {이같은 일부 혼맥 때문에 오해를 받는다}며 말했다.
하지만 결혼시장에 나타난 고시 합격자의 지위는 단연 톱이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조사결과 응답대상 사시 합격자 20명은 집 장만-혼수마련 등 결혼비용으로
평균 1억4800만원을 썼다. 이중 7명은 전액을 여성이 부담했고, 집 장만에만
2억1300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행시 합격자의 평균 결혼비용은 8150만원,
공인회계사는 7780만원이 소요됐다. 반면 일반 회사원 4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혼비용은 집 장만을 포함해 5750만원이었다.
서울 강남과 영동일대에는 부유층을 상대로 고시 합격자를 연결시키는 결혼상담소가
비밀리에 성업중이다. 서울 방배동 결혼상담소장 D씨에 따르면 사시의 경우
서울대법대 출신 판-검사 임용가능자를 사위로 맞을 경우의 결혼 비용이 4억원에서
최고 10억원을 넘어서기도 한다고 했다. D씨는 {일부 재력가는 사위뿐아니라 시부모의
아파트와 혼수품, 지참금까지 부담했다}고 말했다. 행정-외무고시의 경우 사시보다는
결혼비용이 떨어지는 편이나 2억∼5억원선에 이른다는 것이 D씨의 설명이다.
고시에 합격하여 공무원에 진출하는 경우 일반 공무원과 비교할 때 대우가 파격적이다.
판-검사 임용자는 부이사관, 행정-외무고시는 사무관 직위가 부여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일반행정직 9급이 사무관까지 승진하는데 평균 25년, 사무관에서
부이사관이 되는데 10년이상이 걸리는데 비하면 과하다}고 말했다.
서울대공대 출신으로 3년간 모기업에 근무하다 고시공부를 시작한 박모(32)씨는
{3∼4년간의 투자로 평생을 안정적으로 보장받는다는 점이 고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법대 1년생 박모(21)씨는 {노력에 비해 과실(과 )이 큰
불균형이 없어지지 않는 한 고시열풍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