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t, 나는 정말 그를 만난 것일까?
황경신 지음
소담, 7500원.
언더 그라운드 스타가 있다. 텔레비전엔 안나와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열렬한 팬 그룹도 따른다. 잡지 '페이퍼'(이젠 당당한 유가지로
변신했지만!)를 구하러 일부러 홍대 앞 카페에 들르던 '애독자'들에게
는 이 잡지 편집장이자 인터뷰 전문가인 황경신이 스타다. 그는 하나의
캐릭터이며, 저 혼자 살아돌아다니는 문체다.
힘을 하나도 들이지 않은 것 같은, 어딘지 기운 처진 것 같기도 한,
그의 질문은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곤 한다. 꼿꼿하게 긴장한, 창기병
같은 공격이 아니라, 그냥, 요즘 어때요, 그때 기분이 어땠나요, 작업
안하시는 날엔 무얼하시나요, 뜻밖에도 평범한 언어들이다. 질문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추임새다. 그러면 상대방은 제 장단에 겨워 "역사를 만
들고싶어"(유진 박)"우리 앨범이 실패하면 실패한대로 얻는 게 많을 거
예요"(산울림 김창완)"같이 연주하다보면 신경질적으로 될 수 밖에 없
어요"(신해철)하고 털어 놓는다.
이 책에서 황경신은 이소라, 전인권, 이홍렬, 황신혜 밴드, 이철수,
강산에, 안토니오 신부님을 만나고 있다. 90년대 한국 대중 문화의 중
심에선 이들을 황경신이란 눈밝은 길잡이를 앞세워 들여다 보는 일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