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 간송미술관과 더불어 '3대 사립박물관'으로 꼽히는
호림박물관이 12일 재개관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11동 1707번지에
연건평 1,400여평, 지하 1층 지상 2층 전시면적 500여평 규모로 문
을 다시 연 것.

이 박물관이 소유한 1만여점의 유물 중에는 국보가 8점, 보물이
36점 있다. 도자기와 토기가 각각 4,000여점, 3,000여점에 이르며,
불상 등 금속공예품은 600점 정도다. 전시 면적과 전시 유물이 서
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던때보다 3배 정도 늘어난 새 박물관은 고고
학 유물을 모은 '고고실', '도자실', '금속공예실', 그림과 책을
모은 '서화전적실', '기획전시실'로 구성됐다.

이 박물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자기 명품들. 통일 신라

말 고려초 청자의 발생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에서부터 조선조 백자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자기가 전시됐다. 일반 관객은 손을 머리

위로 올려 뭔가를 빌고 있는 듯한 고려시대 원숭이 모양의 청자 도

장 등 익살맞은 유물을 보며 도자기와 친숙해지는 것도 관람의 한

방법일듯하다. 높이 4·3㎝.

오리 모양 등으로 만든 상형토기나 토우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하는 남녀상에서는 신라인의 해학과 풍
류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가슴을 손에 살포시 모으고 노래하는 여
인과 비파의 일종인 듯한 현악기를 타는 남자 표정은 '신라인의 미
소'라 할만큼 밝고 건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자 높이
8·6㎝, 남자 8·4㎝.

금알갱이로 화려하게 장식(누금기법)해 빼어난 신라 금속공예술
을 가늠할수 있는 금제귀고리나 금제목걸이 등도 눈길을 끈다.

호림박물관은 실업가 윤장섭씨가 지난 82년 사재를 털어 서울
대치동에 처음 문을 열었다. 재개관 비용 등 박물관 운영과 관련한
모든 돈은 그가 기증한 기금에서 마련되고 있다. 이 박물관이 유화
증권의 대주주인 것도, 서울 강남의 유명 중국음식점 만리장성의
건물 임대료를 받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
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02(858)3874.
(* 신형준기자·hjshi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