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12일 오부치 게이조(소연혜삼) 일본 총리와의 전
화통화에서 언급한 동북아 6자회담은 김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방안'의 핵심요소중 하나다. 그러나 일본-러시아가 원
하는 6자회담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남북한 평화공존을 위해서는 동북아 지역의 안정이 중요하며,특히
지역내군비 통제를 위한 다자 안보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 대통령
생각.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와 같은 다자협력체제를 만들어야 하며,
이 기구에서는 군사문제는 물론, 경제 과학 환경 인권 등 비군사적
분야까지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또 "경우에 따라 몽골도 포함시킬 수 있다"며 '7자회
담'이 될 수도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김 대통령은 곧 있을 몽골 방문
에서 몽골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 긍정적인 답변을 하기로 방침을 정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의 구상과는 달리, 일본과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
축을 위해 만들어진 한-미-중-북한의 4자회담에 자신들도 참여하는 6
자회담을 주장해왔다. 일-러의 관심은 한반도 문제에서 발언권을 확
보하는데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러시아와의 이같은 의견차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를 고민중이다.양국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들을 더 큰 틀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이 김 대통령의 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동북아 국가들의 정치-경제-군사적 다양성과
역사적관계 등으로 미루어 유럽안보협력체제 같은 포괄적 협력체제는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김 대통령이 구상하는 '동북아 다자 안보체제'는 단시간에 성사되
기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가 동북아의 새 질서 형성에 주도적
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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