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수컷은 둥지를 지키며 알이 부
화할 때까지 보호하고 갓 태어난 새끼 물고기들은 아비 가시고기의 살
을 뜯어먹으며 자라죠. 그러다 아비가 앙상한 뼈로 남으면 새끼 물고기
들은 그 뼈 사이에 둥지를 틀고 삽니다. 전 이 물고기를 알고 나서 '아
비가시고기'가 되리라 결심했어요.".

지난해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올해의 좋은 아
버지'로 선정됐던 동화작가 장종수(47)씨가 엄마없이 두 아이 한결(초
등학교 5학년 딸)과 새힘(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이야기
를 책으로 냈다.

제목은 '가시고기의 사랑'(사람과 사람·7000원). 유사종교에 빠져

아내가 가출한 뒤 애오라지 두 아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

다는 그다. 세살때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손이 불편한 그는 낮에는 동

화를 쓰고 밤에는 새벽 3시까지 하는 야간 간병인으로 생계를 꾸린다.

반찬만들기와 빨래도 온전히 그의 몫이다. 두 아이 급식비를 대려고 동
네에서 빈 병을 주워팔기도 했다. 하지만 물질적인 풍요로움보다는 아
이들과 함께 민박여행 한 번을 떠나거나 사랑이 담긴 '쪽지편지' 한통
을 주고 받는게 훨씬 중요하다고 믿는다.

"새힘아. 급식 당번때 엄마들이 오신다는데 우리집은 아버지가 가야
할 것같아. 아버지는 새힘이 학교에 가는 것이 참 즐거운데 학교에서
만나면 새힘이도 즐거울 거야. 나중에 만나자.".

"앞으론 동생과 사이좋게 지내고 먹을 것과 모든 것을 같이 나누어
가지겠습니다. 앞으론 이런 일 때문에 절대로 반성문을 안쓰겠습니다.
한결 올림".

그의 책 구석구석엔 구김살 없이 아이를 키우려는 노력이 곳곳에 녹
아있다. 소풍날 쌌던 김밥, 한결이에게 브래지어를 처음 사주던 기억,
새힘이 학교에서 동화구연을 하던 경험까지. 또 항상 웃고 살자는 취지
로 집 벽에 붙여놓은 '웃음달력'도 그 노력중의 하나다.

"일요일-일단 웃는거야. 월요일-월(원)래 웃는 날이야. 화요일-화사
하게 웃어야지. 수요일-수수하게 웃어봐. 목요일-목숨걸고 크게 웃어.
금요일-금방 웃고 또 웃는거야. 토요일-토실토실 토끼처럼 웃어.".

선녀가 떠나버린 나뭇꾼에게는 아무것도 남은게 없었지만 자신은 가
난해도 두아이가 남아있어 행복하다는 그다. 장씨는 자신의 경험이 가
정을 지키려 애쓰는 모든 아버지들에게 조금이라도 용기와 힘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결국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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