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만을 의식한 자극적인 프로진행으로 마침내 살인을 부른
TV토크쇼가 2500만 달러(300억원)를 배상하게 됐다. 미국 미시건
주 배심원은 7일 인기 토크쇼 '제니 존스 쇼'가 적나라한 내용으
로 출연 게스트를 부추겨 결국 다른 출연자의 죽음을 초래했다며
이같은 평결을 내렸다.

사건이 시작된 것은 지난 95년 3월. 당시 제니 존스 쇼 제작진
은 '동성에게 빠지다'라는 코너에 조나단 슈미츠(당시 25세)와 스
콧아메듀어(당시 32세)를 초청했다. 슈미츠는 그동안 자신을 몰래
짝사랑해온 인물이 공개구애를 한다는 제작진의 말을 듣고 쇼에
출연했다. 그러나 정작 녹화장에 나타는 인물은 평소 알고 지내던
아메듀어였다.

동성연애자 아메듀어는 그동안 슈미츠에 대해 품어왔다는 온갖
성적 환상을 관객앞에서 스스럼 없이 털어놨다. 진행자 존스는 아
메듀어로부터 더욱 노골적인 고백을 끌어냈고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러댔다. 아메듀어가 다가와 키스하려 하자 당황한 슈미츠는 "나
는 동성연애자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녹화 3일 뒤, 슈미츠는 아메듀어를 총으로 살해했다. 96년 재
판에서 슈미츠는 범행동기를 "토크쇼에서 받은 모멸감 때문"이라
고 주장했다. 슈미츠틔 당시 유죄판결을 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아메듀어 유족은 제작진이 정신질환을 앓던 슈미츠를
자극했다며 "토크쇼가 방아쇠만 당기지 않았을 뿐 아메듀어를 죽
인 것과 다름없다"며 7100만 달러를 요구했다.

제작진은 슈미츠에게 "공개구애를 하려는 연인이 남자일 수도
있음을 분명히 했다", "녹화된 토크쇼는 실제 방영되지는 않았다",
"살인은 슈미츠가 했지 토크쇼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
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평결에 대해 유족측은 "방송업계가 더 이상 시청자를 위
한다는 명목으로 개인을 이용, 학대할 수 없다는 엄중한 경고가
내려졌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즉각 항소 의사를 밝힌 토크쇼 배급업체 워너 브라더스
측은 "언론의 자유를 무시한 결정이며 추후 토크쇼 뿐 아니라 나
아가 전체뉴스 보도 기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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