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공습이후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방문, 서방세계에 모습을 나타낸
코소보 알바니아계 지도자 이브라힘 루고바(54)는 6일 "세르비아군의 코
소보 철수와 나토 참여 국제평화유지군 배치가 필수적"이라는 원론적 입
장을 재확인했다. "알바니아계 뿐 아니라 코소보에 남아있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을 위해서도 평화유지군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고전쟁 종결과 관련, 그의 역할은 그다지 큰 주목거리가 아니었다.
우선은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의 속셈이 관건이다. 하지만, 사태의 원
만한 수습을 위해선 알바니아계 불만도 다독거릴 필요가 있고, 그 지도
자인 루고바의 태도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이탈리아 방문
이 유고정부 지원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그의 출국 배경이 적지 않
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폭력주의를 표방해 '코소보의 간디' 별명을 얻은 그는 6일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총리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코소보에 있는 동안 유고
당국과 정치적 해결 과정과 상호신뢰 분위기 창출 방안 등에 관해 논의
했다"고 밝혔다. 알바니아계 문제로 촉발된 유고전쟁의 나토-유고 타협
을 위해 당사자가 중재에 나서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는 형국이다.
루고바는 그동안 치러진 알바니아계만의 선거에서 두차례 대통령에
당선됐었다. 그가 이끄는 코소보민주동맹(KDL)이 알바니아계 최대 정치
단체여서 코소보내 그의 비중은 대단하다. 그가 나토의 공습중단을 촉구
한다면 나토의 유고 전략은 정당성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모종
의 임무'를 부여한 밀로셰비치를 정면 공격하고 나서면 세르비아계는 일
방적 수세에 몰리게 된다.
하지만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문학과 미학을 전공한 대학교수 출신
에 사하로프 인권상을 수상한 온건파 루고바는 양 극단을 모두 사양하는
외교적 해결을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